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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대통령의 과학애정

흔적. 2009. 5. 28. 09:13

당당함. 그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사람. 아까운, 아쉬운...참으로 귀한 시대정신이였는데.

 

과학에 대한 열의는 고 박정희대통령과 비슷하구먼요.  

어디서나 그 쓰레기 같은 참모들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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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덕의 인연은 각별하다.

인연이라기보다 과학기술에 대한 애정이다. 엄밀히 말하자면짝사랑이다. 대통령이 특정 지역을 자주 찾기 쉽지 않은데도 대덕만큼은 예외였다
.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시절인 지난 2002 10, 처음 KAIST에 왔다.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 신설과 이공계 우대 정책, 연구개발 투자 증액, 연구중심제(PBS) 및 인센티브 개선 등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당시로선 모두가 파격이었다. 이날 처음 정부출연연구기관장 간담회도 마련됐다. 그러나 당시 대덕은 그를 그다지 반긴 편은 아니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기관장은 고작 세 명이었다. 그나마 출연연기관장협의회장을 빼면 두 명만이 참석했다. 또 기관들은잘나가던상대 후보에 찍힐 것을 우려했던지 강연 공간을 선뜻 내주지도 않았다
.

노 전대통령은 그해 12월 한 번 더 찾아왔다. 대덕의 과학기술인 모임인 대덕클럽 초청으로 와서과학기술정책 중심의 국정 운영을 약속하며출연연에 민영화는 없다는 말을 던져 놓고 갔다. 나중에 그 약속은 지켜졌다. 대통령에 당선돼 취임하기 바로 직전에 다시 찾았다. 후보 시절에 받았던 푸대접도 싹 잊은 듯했다. 취임 이후에도 다섯 번이나 대덕을 다녀갔다. 과학기술에 대한애정이 남달랐다는 증표다.

 

2003 4 21일 제36회 과학의 날에 KAIST 강당에서 기념행사를 갖고 타임캡슐을 묻었다. 과거 대통령이 대덕을 찾을 때면 삼엄한 경계와 보안이 뒤따랐지만 이날은 달랐다. 내리 5년간 편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모두가 열광했다. 20여분 행사에 박수가 10여회 터져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같은 해 말 대덕을 또 찾았다. 대덕연구단지의 연국개발(R&D) 특구 지정 기념식을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덕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의 주역이 돼 주길 기원했다. 이듬해에는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KAIST 학위 수여식에 참석했다. 이날 그는우수 과학기술인을 정부가 평생 지원해야 한다는 말로 박수세례를 받았다. 2004 10월은 더 잊을 수 없다. 과학기술부총리 체제를 출범시켰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

그는 2005년에 ETRI를 찾았다. 이날 그는대한민국 과학기술 1번지인 대덕이 세계적인 혁신클러스터가 되도록 확실하게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대전 시민의 1인당 소득이 5만달러, 10만달러는 돼야 전국이 3만달러 시대가 된다는 말도 남겼다
.

2006
년에는 한국생명과학연구원을 방문했다. ‘미래 바이오혁신전략보고회를 열고 범 부처적인 바이오 육성 의지도 드러냈다. 미래의 성장동력이바이오라는 것을 꿰뚫어봤다. 마지막 방문은 지난 2007 9월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의 핵융합 실험장치인 ‘KSTAR’를 둘러봤다
.

2
년이 흘러 지금 대덕은, 과학기술계는선진화(구조조정)’라는 칼날 위에 서 있다. 매년 10조원의 R&D 예산을 투입하고 이공계 사기 진작에 온갖을 들였던 투자는 간 곳이 없다. ‘짝사랑의 흔적도 모두 사라졌다. 그러나 오늘도 대덕은 아무 말이 없다
.

박희범 전자신문 09.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