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변하는 세상

세상을 놀라게하는 애플파워의 원천은?

흔적. 2010. 2. 8. 12:30

그렇게 떠들던 6시스마, 혁신 그 근원은 고객에게 있슴에도 불구하고 제조Cycle에서만 의존했던것이 아닐까?

내부에 있다보면 지엽적으로 되는 시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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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에 이어 아이폰으로 세상을 떠들석 하게 만든 애플이 아이패드라는 태블릿PC로 또 한번 적잖은 파문을 던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애플의 신제품은 단순한 디지털 제품이 아니라 ‘게임의 룰’을 바꾸고 ‘시장을 재편’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얘기한다.

 

애플의 제품은 고객 외에는 다 싫어한다는 우스개 소리처럼 고객이 애플의 ‘빽’이고 고객만족도가 애플의 ‘힘’인 듯 하다. 그러한 애플의 힘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얼마 전 휴대폰 커뮤니티 세티즌과 리서치 기관인 마케팅인사이트에서 의미 있는 스마트폰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설문 시 고객만족도의 3대 지표로 설정한 종합만족도, 추천의향, 재구매의향에서 아이폰이 85%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고 옴니아2는 50% 내외의 만족도를 보였으나 재구매의향에서는 30%대의 만족도를 보였고 옴니아1은 어느 한 분야에서도 30%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설문조사를 분석한 리서치 기관에 의하면 국내 어떤 휴대폰도 85% 이상의 만족률을 보인 적이 없었고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그룹의 어떤 제품도 이렇게 취약한 경쟁력을 보인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설문조사라는 것이 방식과 조사대상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본다.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Market-Driven) 제품과 시장의 흐름을 만들어가는(Market-Driving) 제품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처음부터 소비자가 원하는 바와 불편해하는 바를 파악하고 그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마음먹고 달려들어 만드는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과의 차이…

소위 선진국의 일류기업들은 기업의 타성을 깨고 고객을 선제적으로 만족시키기 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이른바 ‘혁신 프로세스’를 오래 전부터 연구하고 또 실행에 옮기고 있다.

미국에서 크게 성공하고 국내에서도 최근 유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혁신 방법론인 6시그마에 의하면 고객이 원하는 핵심적인 기능과 품질을 CTQ(Critical To Quality)라고 정의하고 이 CTQ를 찾아내고 만족시키는 것을 6시그마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실제 6시그마를 추진하는 기업에서는 이 CTQ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또한 CTQ 구현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를 도입할 것을 권하고 있다. 즉 CTQ 구현에 있어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Vital Few)와 그렇지 않은 요소를 구별하여 리소스를 투입하라는 것이다.

앞서 인용한 스마트폰 만족도 조사에 의하면 아이폰은 디자인, 인터페이스, 처리속도, 터치기능 분야에서 경쟁 제품과 50% 이상의 격차를 보인다고 한다.

두 말할 나위 없이 애플은 이들을 아이폰의 CTQ의 핵심적인 요소로 선정한 것이다. 아이폰의 구성요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획, 설계, 생산 등 과정에서 6시그마적 혁신 방법론이 충실히 반영된 제품임을 쉽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반면 아쉽게도 옴니아의 CTQ는 무엇인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모든 것이라는 의미의 라틴어인 옴니아라는 제품명처럼, ‘전지전능’이라는 광고 카피처럼 정말 모든 것을 다 되게 하는 것이 옴니아의 CTQ일까?

삼성전자는 최근 옴니아의 올해 판매량을 전년 대비 300%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도 내놓았지만 여전히 CTQ라고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돌이켜 보면 우리 기업들 특히 제조사들은 전통적으로 ‘무엇을’(What to)이 정해진 상황에서 ‘어떻게’(How to)에는 강하나, ‘무엇을’ 정의하는 데에는 의외로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대기업들도 여전히 ‘팔로워(Follower)’의 입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이제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에 강해져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전제조건인데 고객의 니즈 중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공유되며 스스로 그 강도를 더해가는 이른바 ‘전염성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전염성 니즈’가 CTQ의 원형이 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파악된 CTQ의 위력은 대단해서 순식간에 시장을 바꾸고 생태계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데 이것이 요즘 우리고 목도하고 있는 애플의 모습이다.

LG전자 초콜릿폰(LG전자 제공)

LG전자에서 ‘초콜릿폰’을 만들어 돌풍을 일으킨 적이 있다. 초콜릿폰은 당시 제품명뿐만 아니라 미니멀리즘적이고 시크한 디자인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초콜릿폰은 당시 두께로 상징되는 치열한 기술 경쟁의 흐름을 디자인으로 돌려 놓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제품이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당시 LG전자가 ‘제거-감소-증가-창조’와 ‘전략 캔버스’라는 독특한 방법론의 블루오션 기법을 적용한 결과라고 알고 있다.

 

블루오션 혁신 기법은 고객만족을 위한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핵심 가치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방식이다. 이렇게 해서 기술을 ‘버리고’ 감성을 ‘취한’ 초콜릿폰이 탄생되었지만 이 같은 혁신의 흐름이 UX 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중단된 것은 못내 아쉬운 일이다.

 

알다시피 혁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제로 베이스로 탐색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이 과정은 기업이 고객의 마음과 소통하는 숭고한 과정이며 무리를 이끄는 대장 기러기의 첫 날개 짓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이렇게 해서 고객이 원하는 핵심 기능과 품질 즉 CTQ가 정해지면 기업의 각 부서, 각 구성원은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움직이며 CTQ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과학적인 혁신 방법론들이 서로 매트릭스처럼 연계되어 시너지를 발휘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과 절차가 혁신 활동이며 고객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추상적 ‘로망’을 구체화시켜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인내의 과정이자 희열의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는 화려한 조명하래서 멋진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는 ‘배우’ 스티브 잡스 뒤에 거대하게 자리하고 있는 애플의 혁신 시스템을 보아야 한다. 스티브 잡스도 애플 혁신 시스템의 한 구성 요소인 것이다.

애플이 지금 그들만의 고유한 혁신 시스템을 만들어 내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아픔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은 애플의 역사를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우리도 기업의 생사를 좌우하는 혁신 방법론 마저 미국에서 들여오고 베낄 것이 아니라 고유의 혁신 방법론과 시스템을 지금부터라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기업의 수장이 혁신 프롯스와 시스템의 정점에서 전 직원의 힘을 한 방향으로 몰아갈수 있다면 우리 기업도 머지 않아 고객 ‘빽’ 하나로 이 나라 저 나라에서 ‘대형사고’를 칠 수 있지 않을까?

Y=F(x)라는 함수는 x값에 따라 Y가 변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결과 Y보다는 그 원인이 되는 x를 변화시키는 것이 작금의 승패를 뒤집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K모바일 류지영 대표 2010.02.05 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