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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창업방안.

흔적. 2010. 11. 22. 14:03

 

..적절한 의견이긴 한데...그래도 믿는다.

함께했던 학우들은 대부분 코묻은 돈을 위해 게임회사를 차려 수전노로 갔지만,

오직 국가에 대한 생각, IT의 애착과 젊은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나 역시 좋아하는 일인중 한사람이다.

 

그런데 2~4명 뭉치기가 힘든다.

젊어서는 모두 홀로서기로, 나이 들어선 용기와 셈이 많다보니아쉽다. 그래도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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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수(카이스트 석좌교수)는 올바른 사람이다.

그는 원래 올바른 창업가였다. 컴퓨터 바이러스백신이라는, 세상이 없던 제품을 만드는 ‘안철수연구소’라는 벤처기업을 세웠고, 성공시켰다. 편법 없이도 성공이 가능하다는 신화를 보여줬다.

진정한 벤처기업 1세대였다.

그 뒤, 그는 올바른 평론가였다. 경영 현장을 떠나 카이스트 석좌교수로 활동하면서, 편법 없이 성공하기 힘든 나라, 대한민국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왔다. 그리고 우리 시대 윤리의 마스코트로 떠올랐다.

그런데 최근 그가 다시 창업가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소셜 게임을 만드는 벤처 ‘노리타운’의 산파 역할을 맡았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그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창업가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다시 창업가의 성공 방법에 대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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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교수는 한국의 척박한 기업 환경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기업이 실패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역시 환경입니다. 대학은 인력 공급에 게으르고, 금융권은 위험을 기업에게 모두 떠안기고, 핵심역량 이외 업무를 아웃소싱하려 해도 믿고 맡길 곳이 없고, 정부는 필요한 연구개발을 해주지 않습니다. 결국 벤처기업이 그 부담을 모두 떠안아야 합니다. 당연히 성공하기가 어렵습니다.

안철수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날선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30년 동안 창업해서 1조원 이상 매출 올린 기업은 사실상 NHN과 웅진 두 곳뿐입니다. 불공정 거래 관행은 중견기업의 싹을 말려서, 한국 경제 허리를 취약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벤처창업과 기업활동을 참고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뭔가 방법은 있지 않을까? 기업가들이 뭔가 잘못하고 있는 점은 없을까?

” 물론 기업가 스스로의 문제도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을 감안해서 창업해야 하고, 충분한 실력을 갖추어 활동해야 합니다. 한국적 환경에서도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세 가지만 지켜도 실패 확률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좋은 사람, 좋은 제품, 점진적 실행

안 교수는 세 가지를 내놓는다. 첫째, 좋은 사람이다. 혼자 창업하지 말고, 2~4명이 함께 하라. 그리고 서로 다른 성격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하라. 다만, 가치관만은 같은 사람끼리 모여라.

그리고는 좋은 제품이다.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제품을 만들지 말고,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라. 기술자가 창업할 때, 이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점진적 실행이다. 처음부터 많은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 한 번에 승부를 보려 하지 말라. 우선 한 걸음 나가 보고, 다시 뒤돌아 보고, 그리고 한 명을 충원해 다시 한 걸음 나가보는 일을 반복하라. 이게 엄혹한 환경에서 모험적인 기업활동을 하면서도, 실패 확률을 줄이는 길이다.

그래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불공정 거래 관행이 바뀌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어렵다. 상생을 그렇게 외치는데, 왜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문제는, 핵심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과 함께 일하는 팀의 인사평가 기준에 있습니다. 그 사람의 고과가 단기간 수익 극대화에 맞춰져 있으면, 아무래 대통령이 상생 외치고 총수가 돈 내놔도 안 됩니다. 인사제도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을 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업무 습관을 바꾸는 게 중요합니다. 구호 외치고 결제만 빨리 해준다고 근본적으로 바뀌는 건 아닙니다. 이공계 장학금 주는 것처럼 단기 처방입니다. 이공계 살린다고 장학금을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인센티브 시스템을 바꾸는 것 아닙니까? 장학금 준다고 이공계 기피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반성할 시점

그런데 대기업 입장에서도, 주주의 압박 때문에 협력업체에 너그러워지기가 어려운 것 아닐까?

그러다 보니 인사제도를 바꾸기도 어렵고.

“대기업이 환경과 사회까지 고려한 지속 가능경영 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협력업체와 상생하는 것이 주주에게까지 이익이 될 것입니다. 특히 한국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비판적으로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체제를 받아들였는데, 단기적 주주 이익만 고려해 경영하는 것이 우리에게 맞는 것인지 이제 한번 사회 전체가 반성을 해 볼 때가 됐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함께 고려한 경영’이라는 대안도 있으니까요.

기업의 아름다움은, 스스로를 혁신해 환경에 적응할 줄 안다는 데 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혁신을 밀고 나가 환경을 바꾸기까지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30년 동안 꼬이기만 했던 실타래를, 기업가들이 먼저 나서서 풀기 시작할 수 있을까? 안철수 교수의 새로운 화두가 시작됐다.

 

2010.11.17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