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록유산 '일성록' 온라인판에 오자 얼룩
39쪽 7389자 분석했더니 - 42자 오류… 쪽마다 한곳꼴 틀려, 연달아 틀리거나 순서 바뀌기도
"일성록만의 문제 아니다" -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 등도 온라인DB 재점검 필요
'人(사람 인)이 있어야 할 자리에 入(들 입)자가 있고, 全(온전 전)이 있어야 할 자리에 金(쇠 금)자가 올라 있다. 現(나타날 현)을 理(이치 리)로, 平(평평할 평)을 年(해 년)으로 잘못 써놓기도 했다. 聞(들을 문)을 間(사이 간)으로, 官(벼슬 관)을 宮(집 궁)자로 올려놓은 곳도….'서울대 규장각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조선시대 '일성록(日省錄)'에서 발견되는 오자 행렬이다. 정조 10년(1786년) 1월 22일 하루 동안의 기록이 이렇다. 최근 게시판에 이런 오류 지적을 10회나 올린 고전번역원 연구학생 이모씨는 "읽다 보면 문장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이라면 제대로 연구가 되기 어렵다"고 했다.
-- 중략 --
지난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일성록'의 온라인 DB(데이터베이스) 텍스트가 오류로 얼룩져 있다. 현재 규장각 웹사이트에는 일성록을 비롯한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비변사등록' 등 고서의 원본 이미지 파일과 함께 한자로 별도 입력한 한문 텍스트를 함께 서비스하고 있다. 문제는 한자로 입력하는 초기 과정에서 원문과 다른 글자가 들어가는 등의 오류가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는 것.
일성록은 영조 36년(1760)부터 융희 4년(1910년)까지 151년 동안 국왕의 동정과 국정 제반 운영사항을 일기체로 정리한 자료. 모두 2329책, 22만9900여쪽에 글자 수만 약 3500만자로 방대하다. 따라서 오류의 전모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다.
본지가 고서 디지털입력 전문업체인 A사에 검사를 의뢰해봤다. 규장각 게시판에 오류 지적이 올라온 정조 10년 1월 21일(전체 5쪽)~22일(1~10쪽, 146~151쪽)과 임의로 정조 12년 1월 1일(전체 4쪽)~2일(전체 14쪽)로 제한했다. 검사 결과 모두 39쪽, 7389자 중에 42자가 오류였다. 거의 쪽마다 한 건 이상 오류가 있었던 셈이다. 정확도는 99.43%(1000글자에 오자 6자). 현재 통상 기준치인 99.9%(1000글자에 오자 1자)에 견주면 오류는 허용치의 거의 6배에 이른다 ..
2011.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