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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보스

흔적. 2012. 5. 10. 10:00

고의로 괴롭히는 보스는 거의 없어
잘못땐 솔직하고 조심스레 조언을

"다들 좋은 보스가 되는 법보다 최악의 보스 아래서 살아남는 법에 관심이 더 많더군요."

린다 힐 하버드대 교수는 "문제 있는 보스 밑에서 일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최악의 보스 밑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서 청취자 사연을 듣고 상담해주는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다. 힐 교수는 "반년 가까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별의별 악덕 상사 얘기를 다 들었다"고 했다.

힐 교수는 "나쁜 보스 밑에서 적응하려면 먼저 자기 보스가 어떤 유형인지 알아야 하고, 두 번째는 '내가 저 자리에 있다면 어떨까' '왜 저렇게 행동할까'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의적으로 부하를 괴롭히는 보스는 거의 없어요. 그냥 좋은 보스가 되는 법을 모르는 거죠. '내 보스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그는 나쁜 보스의 가장 흔한 유형으로 '왕따 보스'를 꼽았다. 좋은 상사가 되고 싶은 마음은 충만한데, 더 높은 상사나 동급 관리자들과의 관계가 나빠 부하들에게 적절한 업무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케이스이다. 힐 교수는 "이런 사람들 밑에서는 '왜 이 많은 일을 우리 팀이 다 해야 하는 건가'란 한숨이 나온다"면서 "이 보스가 팀 생존에 필요한 사내 정치를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악의 보스는 어떤 유형일까? 힐 교수는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불안정한 보스'가 최악이다"고 했다. 불안정한 보스는 부하를 경쟁상대로 보고 다른 부서장을 견제하느라 정신이 없어 이 보스 밑에 똑똑한 팀원이 없기 때문이다.

"나쁜 보스는 교수·법조인·기자 같은 전문 직종에서 더 흔해요. 전문 직종에서 오래 일하는 사람들일수록 관리자가 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경시(輕視)하거든요." 그는 "나 역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리더십 이니셔티브' 의장을 맡고 있지만 연구하고 강의하는 쪽이 훨씬 재미있다"며 "스스로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노력하지 않는 한 이런 악당 보스들을 끊임없이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힐 교수는 보스의 잘못에 대해서 상하 관계가 아닌 동료의 자세로 솔직하지만 조심스럽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회의가 끝난 후 상사의 사무실에 가서 '말씀해주신 부분을 생각해 봤는데 이런 방법도 괜찮을 것 같다'고 대안을 제시하는 겁니다. 이런 조언조차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요. 다음에 이런 상사를 만나지 않기를 기도하는 수밖에요."

 

2012. 03. 17. W-Biz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