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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선반보 - 반보만 앞서라..사업의 타이밍.

흔적. 2011. 3. 21. 14:35

인정했다. 그것을 알기까지 고객을 원망했다.

90년 말 IT Solution Biz를 시작했다. 그동안 쌓아온 IT부서의 인맥을 대상으로...울산,부산,김해,진해,창원.
향후 전자문서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간파하고 2~3년동안 부지런히 뛰어지만,

결국 고객을 대상으로 Trend소개와 교육만 시킨모양만 되었고

그후 5~6년 후반부터 그러니까 2004년 부터 검토 도입하기 시작했다.


열정만 믿고 하다 된통 걸렸다. 할까말까 모호한 태도의 고객에게 실망만 쌓이고...
쓰라린 첫경험의 사업실패
...그리고 IMF...후유증...길었다.

그덕에(?) EDMS, KMS, Group Ware. 광파일, 자료관, 기록물 등 비정형적인 DB구축에는 전문가가 되었지만 세월의 흐름에 설자리가 밀리고... 전문가적인 사고보다는 땜방문화를 선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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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앞서면 성공한다는 건 맹신…
실패를 섣불리 단정짓지도 말라… '어떤 트렌드냐'보다 '언제'가 중요

'13조5400억원.' 중국 최고의 부호로 등극한 쭝칭허우(宗慶後·66) 와하하(娃哈哈) 그룹 회장이 보유한 개인재산이다. 중졸 학력의 노동자로 일하다 42세에 빌린 돈으로 창업해 중국 최대의 음료회사를 키워내 이런 거부(巨富)가 됐다. 비결이 뭘까? 그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비밀은 비교적 단순했다. "領先半步(영선반보)". 성공하려면 '반걸음'만 앞서 가라는 것이다. (조선일보 1월 31일자 B1면)

한 걸음도 아니고 반 걸음이란다. 기술혁신이 상시화된 스피드의 시대에는 경쟁자보다 되도록 빨리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럼에도 트렌드를 반 발짝만 앞서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반보'라는 표현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경계하고 소비자와 시장 앞에서 겸손하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독자 기술에 승부를 거는 기술지향적 기업에서 자주 보듯이 "경쟁자보다 앞선 기술을 선보이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식의 기술에 대한 맹신은 위험하다. 시장을 지나치게 앞서가려는 과욕은 해외에 진출할 때에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시장의 성숙도가 늦은 나라에 들어갈 때, 자국에서의 경험을 약간의 시차(時差)를 두고 그대로 적용해 승부를 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현지 소비자의 성향, 시장의 여건, 정책적 환경 등을 면밀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중국에 진출한 일본 통신업체들이 3세대 이동통신에 대비해 막대한 투자를 했으나 생각보다 시장이 성숙하지 않아 큰 손실을 본 것이 좋은 예다.

그림=이동운 기자

반보론의 또 다른 함의는 실패를 섣불리 단정 짓지 말라는 것이다. 사실 시장에서 성공하는 상품보다는 실패하는 상품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그 실패란 상품의 총체적인 결함보다는 시장 트렌드의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소비자의 트렌드가 바뀌는 시점에서 제품의 약점을 보완한 후 다시 시도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2004년, 소니가 LED TV를 야심 차게 선보였지만 실패했다. 너무 앞섰던 것이다. 이후 2009년 삼성전자가 문제점을 보완하고 시장변화의 시점을 제대로 포착해 다시 LED TV를 내놓아 글로벌 히트상품으로 만들어냈다. 이런 사례는 소비자의 취향이 비교적 천천히 변화하는 식음료 산업에서도 자주 관찰된다. 현재 소주시장에서는 20도 정도의 순한 술이 대세지만, 22도가 대세였던 1993년 20도 소주가 나왔다가 실패했던 적이 있다. 1995년 선을 보였다가 실패했던 선키스트 레몬에이드도 2005년 같은 이름으로 재출시해 성공을 거뒀다. 10년의 시간을 기다려 제 타이밍을 찾은 것이다. 무설탕껌, 컵라면, 참치캔, 코코넛 음료 등이 모두 첫 실패의 시련을 경험했던 히트상품들이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불조심에만 해당하는 표어가 아니다.

사실 '반 발짝'의 중요성을 모르는 경영자는 없다. 하지만 "과연 어느 정도가 반 발짝인가?" 하는 판단은 어렵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겠지만 네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싶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잠재 소비집단의 인구학적 규모다. 해당 신제품을 구매해 줄 수 있는 주력집단이 인구학적으로 얼마나 성숙해 있는가를 재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더 순한 술을 선보이려고 할 때에는 여성 음주자의 규모와 그들의 선호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가격이다. 흔히 앞선 기술을 선보이면 소비자들은 더 높은 가격에도 지갑을 열어줄 것이라고 예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간한 얼리어댑터가 아니라면 (기술이 아니라) 효용을 확신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싼 제품을 선택할 소비자는 많지 않다. 더구나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감소한다는 것은 경제학의 제1법칙이다. 당신의 제품이라고 예외가 아닌 것이다.

셋째 조건은 소비자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어렵거나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많이 바꾸어야 하는 제품은 시장을 '여러 발짝' 앞선 것이다. 사실 지금의 스마트폰 혁명은 과거 잠시 관심을 끌다가 시들어버린 PDA가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면 훨씬 앞당겨질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PDA 시장은 하드웨어 스펙 위주로 경쟁이 전개됐던 탓에 소비자들에게는 '복잡한 휴대전화' 이상의 인식을 주지 못했다.

마지막으로는 사회문화적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1950년대에 서명만으로 거래가 가능한 사인예금통장이 선을 보였다고 한다. 당시 편리하고 안전한 서명거래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사인판독기까지 도입했지만, 결국은 실패했다. 고객이나 은행 모두가 도장이 더 안전하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트렌드가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트렌드를 따를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승부를 걸 것인가 하는 타이밍이다. 소비자들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SNS)로 무장하고 능동적이고도 신속하게 트렌드를 만들고 또 바꾸는 상황에서는, '원대한 마스터 플랜'을 세우기보다는 시장과 함께 진화하면서 지속적으로 타이밍을 맞추는 작업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소비자와 교감해야 한다는 사실, 이것이 '영선반보'가 주는 평범하지만, 핵심적인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