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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기업을 만드는 조건

흔적. 2011. 5. 4. 13:04

 

"성공 기업 만들려면 S곡선 이탈하지마라"

첫번째 S곡선의 성공 열쇠
시장이 문 두드리는 순간… 새로운 상품 들고 기다려라
사업 확장 유혹서 벗어나… 승리를 위한 실력 키워라
기저귀 만드는 P&G의 인재 양성 노력을 보라…

새로운 S곡선으로 도약
한 번 성공에 안주하지 마라… 기존의 고객을 지키면서…
새로운 고객을 창출해야… '하이 퍼포먼스' 주인공 된다

미국의 저가(低價) 항공사 '피플 익스프레스(People Express)'는 혁신과 성공, 그 자체였다. '버스 탈 돈이면 비행기를 탈 수 있다'며 손님을 끌었다. 비용절감을 위해 군더더기는 쏙 뺐다. 30년 가까이 버려진 공항 터미널 다락방을 싸게 빌려 본사를 차렸다. 승객들의 짐은 조종사들이 날랐다. 짐 가방 1개마다 3달러를 받았다. 음료는 50센트, 스낵은 2달러에 팔았다. 짐이 없거나 식음료를 먹지 않는 승객은 돈을 아낄 수 있었다. 단돈 23달러면 뉴아크(Newark)공항에서 버펄로(Buffalo)공항까지 460㎞를 비행기로 날아갈 수 있었다. 사업은 번창했다. 보잉 747을 들여왔고, 영국 런던과 벨기에 브뤼셀까지 취항했다. 금세 미국 빅 5(Big 5) 항공사에 진입했다. 하지만 성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창업 6년 만인 1987년 피플 익스프레스는 허망하게 사라지고 말았다. 실패의 원인은 무엇일까.

"'성공을 향한 S곡선(S-curve)'을 제대로 올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Accenture)의 피에르 낭텀(Pierre Nanterme) CEO가 진단했다. 액센츄어는 미국의 경제ㆍ경영 전문지 '포천(Fortune)'이 선정하는 100대 기업 중 96곳, 500대 기업 중 75% 이상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성공을 향한 S곡선'은 액센츄어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을 뽑아 만든 개념이다. S곡선은 3단계로 나뉜다. 어떤 기업이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의 주목을 받는다. 이 기업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인다. 여기까지 1단계다. 이제 경쟁자를 따돌리고 대중(mass)의 관심을 한몸에 모으며 가파른 성장을 누리는 2단계에 진입한다. 하지만 소비자의 선호가 바뀌고 다른 경쟁자가 나타나면 이 기업은 3단계에 접어들고 결국 물러나게 된다.

액센츄어의 낭텀 CEO는 "'3개의 열쇠(three keys)'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S곡선의 첫 번째 관문에서 막히거나 다른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다.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필요한 열쇠는 '충분히 큰 시장을 찾아내는 통찰력'이다. 경쟁자들을 확실하게 따돌릴 만큼 엄청난 돈벌이가 될 만한 시장을 앞서 내다보고 미리 준비해서 길목을 지키는 것이다. 또 '조급한 사업확장의 유혹에서 벗어나 실력(實力)을 키우는 자세'와 '능력 있고 헌신적인 인재를 기르는 태도'가 나머지 열쇠들이다.

낭텀 CEO는 "피플 익스프레스는 열쇠 1개는 갖췄지만, 나머지 열쇠 2개는 못 구했다"고 말했다. 피플 익스프레스는 항공 관련 규제완화 추세에 맞춘 창업 준비, 누구에게나 부담 없는 저가 요금 책정으로 새로운 시장을 뚫었다. 하지만 회사가 제대로 자리 잡기도 전에 중소 항공사 인수합병, 대형 여객기 구입, 국내외 취항 확대를 서둘렀다. 직원들을 뽑기만 바빴고 교육할 겨를은 없었다. 회사의 빚은 빠르게 늘었고, 고객 서비스는 엉망이 됐다. 대형 항공사들이 요금인하로 대응하자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낭텀 CEO는 또 "어느 기업이든 한 차례 성공만으로는 안 된다. 새로운 S곡선으로 갈아타지 못하면 그 기업은 죽는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S곡선으로 갈아타며 성공을 거듭하는 '하이 퍼포먼스 기업(high performance company)'의 비결은 무엇일까.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으로 지난 2월 18일 한국을 찾은 낭텀 CEO에게 Weekly BIZ가 물었다.

성장할때 다음에 올라탈 S곡선 준비하라

갈아타지 못하면… 그 기업은 죽는다

올 1월 액센츄어 CEO로 승진한 피에르 낭텀(Pierre Nanterme)은 프랑스인이다. 역대 액센츄어 CEO 중 미국인이 아닌 사람은 그가 처음이다. 프랑스 그랑제콜(Grandes Ecoles)의 하나인 고등경제상업학교(ESSEC)를 졸업하고 1983년 액센츄어에 입사했다. 28년을 한 회사에 몸담으며 금융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컨설팅 업무를 거쳤다. 낭텀 CEO는 "그동안 고객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첫 번째 성공에 이어 거듭 성공하는 기업이 되는 비결이 뭐냐'는 것"이라며 "2003년부터 800개 기업을 분석해 남다른 성공을 계속한 '하이 퍼포먼스 기업(high performance company)'의 공통점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 하이퍼포먼스=평균보다 5% 높은 성장, 1% 높은 수익

―'하이 퍼포먼스 기업'은 무엇인가.

"개념으로 말하면 '경기변동과 상관없이 성장률·수익률·총주주수익률에 있어서 일관적이며 지속적으로 업계의 경쟁자를 능가하는 실적을 거두는 기업'을 말한다. 수치로 나타내면 해마다 업계 평균보다 성장률은 5% 높고 수익률은 1% 높은 기업이다."

―하이 퍼포먼스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는.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으로는 P&G, 인텔, 베스트바이, 펩시콜라, UPS 등이 있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전자장비 제조업체인 다나허(Danaher), 공구업체인 일리노이 툴 워크스(Illinois Tool Works),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레키트 벤키저(Reckitt Benckiser) 등도 있다. 그 밖에도 사례는 많다."

―하이 퍼포먼스 기업은 어떻게 태어나나.

"크게 2단계를 거친다. 우선 첫 번째 성공을 향한 S곡선(S-curve)을 올라가야 한다. 그다음에는 새로운 S곡선으로 계속해서 갈아타야 한다. 한 차례의 성공만으로는 안 된다. 승리를 거듭해야만 한다."

■성공 방정식=통찰력+실력쌓기+인재양성

―1단계인 첫 번째 S곡선부터 설명하면.

"첫 번째 S곡선은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1단계는 어느 기업이 새로운 상품을 내고 소수의 열정적인 소비자의 주목을 받아 완만한 성장을 시작하는 구간이다. 2단계는 그 기업이 경쟁자를 제칠 만큼 대중의 관심을 끌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구간이다. 3단계는 소비자의 선호가 바뀌고 다른 경쟁자가 나타나면서 그 기업이 서서히 시장에서 퇴조하는 구간이다. 첫 번째 S곡선을 제대로 올라가지 못하면 그 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

―첫 번째 S곡선에서 성공하기 위한 3개의 열쇠(three keys)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충분히 큰 시장을 찾아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큰 시장이 아니라 충분히 큰 시장(big enough market)을 경쟁자들보다 앞서 포착해야 한다. 그 시장이 원하는 상품을 미리 준비해서 길목에 나가 지켜야 한다.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혼자 우뚝 설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조급한 사업확장 유혹에서 벗어나 실력을 키우는 자세'와 '능력 있고 헌신적인 인재를 기르는 태도'가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열쇠 3개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첫 번째 S곡선에 처음부터 올라가지 못하거나 도중에 미끄러질 수밖에 없다. 실패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충분히 큰 시장을 찾아내는 통찰력'을 보인 사례는.

"세계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덴마크 제약업체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다. 이 회사는 원래 미국 시장에서 20%도 안 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1990년대 후반 중국과 같은 신흥국의 발전을 보면서 '서구식 식(食)습관이 퍼지면서 20년 후 당뇨병 환자 수가 3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신흥국 시장에 투자를 집중했다. 시장이 문을 두드리는 순간 문 앞에 새로운 상품을 들고 기다린 셈이다."

―'조급한 사업확장 유혹에서 벗어나 실력을 키우는 자세'는 무엇인가.

"포르셰의 SUV 시장 진출을 예로 들어보자. 스포츠카의 강자인 포르셰가 새로운 사업분야인 SUV 시장에서 성공한 비결 중 하나는 사업확장을 되도록 늦추며 실력을 양성한 것이다. SUV 시장에는 경쟁사인 벤츠, BMW가 이미 진출해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포르셰는 고소득 소비자를 목표로 삼고 스포츠카처럼 속도가 빠르고 핸들링이 좋은 SUV를 연구·개발하며 시장이 무르익기만 기다렸다. 그동안 독일 라이프치히에 있는 공장에는 충분한 생산 여력을 확보해 두었다. 마침내 포르셰는 2003년 SUV 차량 카이엔(Cayenne)을 내놓았다. 카이엔은 첫해에 15만대가 팔렸고 이후 포르셰의 톱-셀러(top-seller)가 됐다.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기 전에 사업확장을 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하이 퍼포먼스 기업이 항상 시장에 제일 먼저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능력 있고 헌신적인 인재를 기르는 태도'는 또 무엇인가.

"하이 퍼포먼스 기업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만만찮은 인재(serious talent)'를 가지고 있다. 당신의 회사가 그런 인재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경쟁사들이 당신 회사에 있는 인재들을 빼가려고 애쓰는지 보라.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최첨단 기기를 만드는 애플 같은 회사에만 인재가 몰리는 것은 아니다. 세제, 기저귀를 만드는 P&G에 얼마나 많은 인재가 지원하고 있는지 보라. 업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태도를 가진 회사라야 인재를 모으고 길러낼 수 있다."

■"S곡선을 계속 갈아타라. 멈추면 죽는다."

1960년대까지 미국의 전자제품 제조업체 제니스(Zenith)의 혁신과 성공은 눈부셨다. 1924년 세계 최초 휴대용 라디오, 1948년 흑백TV, 1956년 리모컨, 1969년 컬러TV…. 새로운 물건을 잇따라 내면서 성공을 향한 S곡선을 계속 갈아탔다. 하지만 1970년대 일본산(産) TV에 밀리기 시작하고 1980년대 HD TV 사업에 실패하며 제니스도 기울었다. 일반 TV 사업을 되살리기에는 늦었고, HD TV 사업은 시대를 너무 앞섰다. 결국 제니스는 1999년 한국의 LG에 완전히 팔렸다.

액센츄어의 낭텀 CEO는 "하나의 사업이 가파른 성장을 보일 때 다음에 올라탈 성공을 향한 S곡선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도약을 위한 3대 요소'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액센츄어의 피에르 낭텀 CEO는 "어느 기업이든 한 번의 성공만으로는 안 된다. 성공을 향한 S곡선을 계속 갈아타며 거듭 성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고 말했다. /이준헌 기자 heon@chosun.com

―'도약을 위한 3대 요소'는 무엇인가.

"하나의 사업이 정점에 올랐을 때 다음 사업을 구상하는 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 갈아탈 S곡선을 마련하기 위해 미리 살피고 준비할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이것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반드시 챙겨야 한다. 첫째, 사업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소비자의 취향이 바뀌고,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고, 정부의 규제나 법규도 바뀐다. 둘째, 최고 경영진을 때맞춰 미리 교체하는 것, 셋째, 새로운 인재를 넘치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원래 있던 S곡선에 성공한 사람들만으로 새로 갈아탈 S곡선을 준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이 잘나가는데 굳이 미리 다음 사업을 서둘러 준비할 필요가 있나.

"통계가 말한다. 어느 기업이 매출에 심각한 하락을 겪으면 정상적인 성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은 고작 7%다. 5년간 정체를 겪은 기업이 향후 5년 안에 과거와 같은 수준의 성장을 회복할 가능성은 20%도 안 된다. 정체에 빠진 기업의 3분의 2는 다른 회사에 인수당하거나 파산하게 된다. 이래도 기존의 S곡선에 안주할 것인가."

―사업환경 변화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기존의 사업도 잘하면서 새로운 사업도 찾아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기업마다 방법이 다를 것이다. 미국의 전자제품 판매업체 베스트바이는 '집토끼도 지키고 산토끼도 잡는 전략'을 썼다. 1980년대 베스트바이의 주요 고객은 저렴한 전자제품을 찾는 남성들이었다. 베스트바이는 1990년대에 고객층을 고가품을 찾는 가족층으로 넓혔다. 매장에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어 손님을 끌었다. 회사 경영을 위해 테크놀로지 솔루션을 원하는 소기업 창업자도 고객으로 추가했다. 기존의 고객을 지키며 새로운 고객을 창출한 것이다. 또 새로운 S곡선을 찾으려면 '선도적 사용자(lead user)'를 집중 탐구해야 한다. 3M은 수술환자를 위한 감염방지 장치를 만들기 위해 일반병원이 아니라 군대 야전병원에서 리서치를 했다. 또 외부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네트워크 통신회사 시스코는 25만달러를 상금으로 걸고 세계 104개 국가에서 아이디어를 모으는 대회를 연다. 일선에 있는 개발자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레키트 벤키저 역사상 가장 성공한 방향제로 불리는 '에어위크 프레시매틱'의 상품 아이디어는 한국에 있는 영업사원에게서 나왔다. 미리 시간을 맞춰두면 자동으로 방향제를 뿜어주는 제품이다. 처음엔 회사 내부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지만 2004년 영국 시장에 출시한 시제품이 대성공을 거뒀다. 이 제품은 해마다 85개 국가에서 2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다. 요약하면 '변방(edge)을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기존 사업의 성공에 도취된 '중심(center)'에만 머무르면 새로운 S곡선이 보이지 않는다."

―'최고 경영진 교체'는 무슨 뜻인가.

"금융위기 때 망가진 AIG를 보라. 그 회사 CEO는 처음엔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올리려고 했다. 이게 막히니까 자신의 부하 중 1명을 지명하고 나갔다. 결국 이 회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새로운 S곡선을 만들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 최고 경영진으로 적절한 시기에 미리 교체할 필요가 있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조직 안에서 키울 수도 있고 인수·합병을 통해 수혈할 수도 있다."

―'넘쳐날 정도의 새 인재'는 어떻게 구하나.

"석유·가스 업체 슐룸버거를 보자. 그 업계는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슐룸버거는 예외다. 그만큼 노력을 한다. 대학생에게 장학금과 인턴십을 제공한다. 인재가 없으면 키우는 것이다. 신입사원에게는 전산망에 자신의 경력을 상세하게 공개하게 한다. 전 세계 어느 사업장에서든 그를 스카우트해 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반드시 이수하게 만든다. 이렇게 길러낸 인재가 회사를 떠날 경우 철저한 원인 분석에 들어간다. 단계를 뛰어넘는 혁신은 이와 같은 인재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는 안 된다."

―성공을 향한 S곡선의 앞날은.

"S곡선의 주기가 갈수록 짧아질 것이다. 디지털 마케팅,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세계적 인재 부족 등이 원인이 될 것이다. 기업의 선택은 간단하다. 더 강하게 도전해야 한다. 첫 번째 성공을 향한 S곡선에 올라타기 위한 세 가지 열쇠, 성공을 거듭하기 위한 3대 요소에 온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2011.04.02 조선 Weekly 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