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을 해봤으면 합니다. 팀 하포드의 새로운 시각으로.
그리고 늦지만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사교육문제가 가정과 사회에 문제가 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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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력 없는 학생이 받는 차별 없애려면?]
팀 하포드의 경제학 카운슬링
요즘 한국에서는 정부의 사교육 정책에 대해 찬반 논쟁이 격렬합니다. 한국 정부는 얼마 전 밤 10~11시 이후 진행되는 학원의 심야 교습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학생이 좋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가기 위해 사설 학원에 다닙니다. 학원비가 매우 비싸, 한국의 부모님들이 큰 부담을 느낍니다. 이것이 한국에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입니다.
학생들은 유명 고등학교와 대학교 진학률이 높은 학원에 다니고 싶어합니다.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유명 학원이 더 비싼 수업료를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야 학원들이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경쟁을 할 테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사교육 수요자는 학생이고, 이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학생들이 받는 사교육의 질은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결정됩니다. 경제력이 없는 학생에게는 매우 차별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저는 사교육이 자본주의의 논리, 즉 수요·공급의 법칙을 따라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이런 차별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노정환씨,
귀하의 질문을 받으니 몇 가지 의문이 듭니다. 첫째, 한국의 사교육은 진정한 의미의 교육인가요? 아니면 단지 학생들이 학교 졸업장을 따도록 돕는 건가요?
전자(前者)라면 사교육은 학생들을 더 좋은 과학자, 법률가, 엔지니어, 의사, 아니면 최소한 더 좋은 시민이 되도록 만들 것입니다. 이는 전반적으로 한국과 세계의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학생들이 좋은 고등학교와 대학에 들어가도록 돕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오직 사교육을 받는 학생만이 이익을 얻게 될 것입니다. 결국 그가 한 일이란 돈이 없는 학생들을 교육의 사다리에서 밀어내는 것일 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교육에는 진정한 의미의 교육적 측면과 함께 졸업장을 따기 위한 교육이라는 측면이 섞여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하버드나 MIT 같은 일류 대학의 강의 노트와 추천 도서, 심지어 동영상 강의조차 인터넷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를 활용하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하버드 졸업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사설 학원에서 어떤 것을 가르치는지 잘 모르지만, 만약 대부분의 교육내용이 단지 좋은 학교에 가는 방법에 관한 것이라면, 정부가 사교육을 줄이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런 사회적 이익도 없이 제로섬 게임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니까요. 심야 학습을 금지한 한국 정부의 조치가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만약 한국의 사교육이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라면, 평등을 증진시킨다는 명목으로 사교육에 대한 접근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일입니다. 그보다는 가계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그런 교육의 기회를 똑같이 제공하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정부가 심야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입니다. 다만 정부의 무료 서비스는 종종 품질이 떨어지기 쉽다는 것이 문제이죠.
더 좋은 방법은 정부가 사설 학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육 바우처(무료 수강권)를 나눠주는 것입니다. 모든 저소득 가정이 이 바우처를 받을 수 있고, 자신들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학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경쟁은 평균 수준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마지막 의문은 우리가 과연 교육과 소득의 불평등을 없앨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회의적입니다. 오타와대학 마일스 코락(Miles Corak)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부유한 부모를 둔 아이들 역시 부자가 되기 쉽습니다. 물론 아주 뛰어난 공교육 시스템을 가진 덴마크 같은 나라에서는 그 확률이 낮아지긴 합니다만(불행하게도 마일스 코락 교수가 한국에 대한 통계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점을 보면 독자님이 걱정하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자녀가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물려받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개리 솔론(Gary Solon) 교수 등은 스웨덴의 입양 아동에 관한 광범위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들은 부모의 교육 수준과 자녀의 교육 수준 간에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들은 입양아의 생물학적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입양해준 아버지와 어머니 이렇게 네 명의 부모가 준 영향을 모두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네 명의 부모 모두 아이의 교육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은 친부모 쪽이 입양 부모 쪽보다 다소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걸 보면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2009.09.11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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