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잡(雜)-劇,動,畵...

종교인 현각 그리고 카르페디엠...오늘

흔적. 2010. 12. 14. 12:50

 

한때 불교계를 강타했던 현각스님이 某 신문과 인터뷰하다.

그 내용중 일부를 발췌...종교인으로서 종교를 보는 마음이 나타나다. 참으로 인상적이라 공감을 하며...

아마 김수환추기경님도 같은 생각이였을것 같은데...

 

내력은 살피면: 

// 폴 뮌젠이 본명인 현각은 미국 뉴저지의 보수적인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9남매 중 일곱째였던 현각은 예일대,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과 하버드 대학원에서 종교철학을 공부했다. 칸트, 키에르케고르, 하이데거 등 독일 철학에 심취했고 쇼펜하우어를 통해 불교를 처음 접했다. 하버드 재학시절 화계사 조실 숭산 대선사의 설법을 듣고 출가를 결심한다.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스님 물음에 할 말을 잃자, '하버드 학생이 당신 자신을 모른단 말인가?' 하며 껄껄 웃으시더라. 완전히 다른 세계, 다른 코드였다." //

그리고 그는 자서전격인 <만행>이라는 책을 써서 유명작가가 되기도 했지만 훨훨 털고,

한국을 떠나 독일에서 수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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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하지만 스님 또한 불교에 몸담고 계시지 않나.
A "이건 껍질일 뿐이다. 석가모니는 불자가 아니었다. 예수도 기독교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종교를 만들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개신교의 가르침은 많은 부분 예수 이후에 생긴 것들이다.

   종교가 종교다워지려면 보편적 윤리, 사랑하고 베푸는 마음을 실천해야 한다."

Q 신앙이 아니라 윤리로 가야 한다는 말은, 예수나 부처에 대한 신격화 혹은 숭배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A "종교는 인간이 만든 형태일 뿐이다. 종교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생활에서 실천해 나갈 때 참종교가 된다.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한 마지막 말씀은 '나의 말을 믿지 마라, 내가 말했기 때문에 믿으면 안 된다'였다. 맹목적인 믿음은 종교의 독이다.

 

Q 선방 이름이 '불이선원'이다.
A "불이(不二)는 불교의 기본 사상이다. 당신과 내가 둘이 아니라는 것. 인간의 본성은 하나라는 얘기다. 침, 오줌, 비, 눈, 눈물…. 모양과 색깔, 냄새는 다르지만 모두 H₂O다. 둘이 아니다. 사람의 생각으로 둘을 만들어서 너는 틀리고 내가 옳다고 싸우는 거다.

한국의 젊은 개신교 신도들이 주도한 '봉은사 땅 밟기 사건'은 거기서 비롯됐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자살·폭탄테러도 마찬가지다. 둘이었다가 하나가 된 독일과 여전히 둘로 나뉜 한국은 그래서 내게 각별하다. 분단이 지속될수록 배타성, 이질감만 커진다. 불교가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Q 독일이 심심하진 않나. 한국처럼 다이나믹한 사회에서 살다 가셨으니..

A 거제도에서 기암절벽을 구경하는데 배 안에 뽕짝이 쿵작쿵작 울려퍼지더라.

   선장에게 소리 좀 줄여달라 소리 좀 줄여달라 부탁했더니 뽕짝을 안 틀면 승객들이 심심해 한다고 한다.

   한국이 내게 준 가르침 하나가 센세이션과 자극이다. 

   거기에 너무 익숙해져서 고요와 평화, 여백을 즐길 줄 모른다.

   카페에 가보라 연인이 나란히 앉아 스마트폰만 열심히 문질러대고 있다.

   관세음 보살, 관세음 보살을 중얼거리며 108배를 하는데 휴대폰이 울려댄다. 걱정스럽다.

 

Q 출가하신지 20년이 되어간다. <참나>를 찾았는가?

A  지금 마시는 커피의 향이 좋지 않은가! 

 

Q 스님의 금강경 강의를 기억하는 불자들이 많더라. 제일 좋아하시는 경은 무엇인가?

A  순간경!

    이 커피향을 맡는 순간, 재즈를 듣는 순간, 걷고 이야기 하고 시장에 가는 모든 순간,

    뺨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고 친구와 악수를 하면서 감촉을 나누는 순간,순간,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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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멋진 선문답. 커피의 향..

순간경! 그것은 Carpe Diem으로 연상되는것은 논리의 비약일까? = enjoy the moment?

'죽은 시인의 사회' 영화중 키딩선생이 외쳤던... "과거를 후회말고 미래를 두려워 마라. 현재를 즐겨라".

그보다 더 심오한 찰나, 지금,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