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잡(雜)-劇,動,畵...

박수근 미술관 방문기.

흔적. 2010. 11. 18. 01:09

 

2002년 박수근 미술관이 개관되었다고 신문지면에 나타났을때 꼭 가봐야지 하던 일이

2010년 11월 17일 수요일 오늘 실행에 옮기다. 어제 계획하고...이러다 언제 가게될지 몰라...

그리고 양구군에 근무했던 이성도씨와의 대화도 지킬겸..

 

동서울터미날 10시 20분 출발, 양구 13:10분 도착 (약 3시간) 편도 13,000원

양구터미날에선 택시 3,000원 안팎. 길 몰라서 택시승차했으나 올때는 걸어 오는것이 좋음.

15분정도..입장료 1,000원, 입장권번호: 88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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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했다. 긴말은 싫다. 관심있는 사람은 간송 미술관과 박수근 미술관은 꼭 권하고 싶다.

고색 창연한 간송미술관은

(신문의 어느 칼럼에서 대대적 보수를 원하는데 난 반대한다. 외양을 키우기 보담 유산을 더 수집하는 것이..)

옛 건물 그대로...비록 좁아서 관람하기 불편하지만 그나름대로 의미와 운치가 있다.

 

박수근 미술관은 현대적이면서도 두드러지지 않는 아주 우리 산세에 맞다.

웅장하지 않으면서 품위있는...그 부족함은 부속건물인 창작센터가 보완하고...

그 위에 선생님의 묘소에서는 다 내려다 본다. 아침에 해뜨면 선생님의 동상에 빛이 들고... 

 

 

뒤편 산책길에서 본 제1전시관 

 

 제2 전시관, 창작실, 오늘 양구미술인들의 "고향찾기" 기획전시 진행중이라...재밌게 둘러보다.

 

 

제2전시관 건물 기둥에 붙혀진 박수근화백의 그림이 나무사이에..절묘하다 

그냥 산보나온 것처럼 편안하게 구경하라는...내 누이처럼..(아내를 모델로 그렸다고 함)

휴게실에서 화책을 사며 아주머니 대화

曰 "부인도 이뻐야 모델되겠습니다. 하하하"

答 "그렇지요. 참 좋았다고 합디다. 어려운 시긴데 말없이 온갖 내조를...요즘 그렇게 하겠었요?"

 

 

멀 멀끄러미 보실까? 내 그림을 누가누가 보러오나? 옛날 그친구는 왜 안올까?

앉아 계신곳이 생가의 집터이고 왼쪽위로 빨래터가 있었다고 한다. 빨래터는 지금도..

 

제1전시실 벽에 붙어있는 문구가 나를 숙연하게 만든다.

"허송하기 서러워라" 난 무얼했는가.

 

 

 

놀라운 드로잉이다. 군더더기 없는, 단순하면서 정확히 표현하는...

내 짧은 안목과 지식을 탓하다. 표현할 수 없는.

그래서 따라만 연습을 해도 실력이 오를것 같아 화책을 사다.

 

고수는 단순하다. 모든것이 마찬가지.

일전 배드민턴 설명하면서 언급했지만 단순 할수록 온갖 땀과 눈물이 섞여있다.

그기엔 항상 생각과 열정이 준비되어 있다.. 

 

 

그림 가격이 비싸 양구군에선 구입하기 힘든다고 한다. 군립미술관인데도 불구하고 유화는 몇점없다.

그래도 드로잉만이라도 충분히 방문한 보상은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건축미와 박수근 브랜드로...

 

그냥 나란히 있고 싶어서..좋아하실거다. 그림은 모르지만 ..

늦가을에 혼자서 이 멀리 찾아 줬다고 하시며 다음에는 둘이서 오라고 하신다.

오는 길, 청평호수도 보고 산책길도 거닐고..만추를 즐기며 그림을 보라 하신다. / 고맙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니 인근에는 방문치 못했다. 만해의 백담사나...아쉽지만..여기도 8년만에 찾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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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교수의 논평.

문화유산의 안목을 높힌 분이자 그로 인해 파괴(?)의 원인을 제공한 분...(개인적으론 존경하는데)

소득과 교육열에 불을 지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인해 국민들의 적극적 관심과 과분으로...

길은 없어지고 차도가 나는...공무원의 관광유치 및 무지로....또한 과욕의 줌마들의 교육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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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구군 양구읍 정림리. 대암산 사명산 봉화산으로 둘러싸인 산자수명(山紫水明)한 산간고을에 ‘박수근 미술관’이 세워져 25일 개관식을 갖는다. 앞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지방에 흔히 있는 의례적이고 촌스러운 ‘관제(官製)’ 기념관이 하나 생긴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일부 언론에서 ‘박수근 미술관’에 유화가 1점도 없다며 냉소적으로 보도한 바 있어 아무런 볼거리가 없는 시골 문화시설쯤으로 치부해버린 이도 있을 것 같다.

 

▼겉과 속 알찬 ´모범 기념관´▼

그러나 내가 보증하건대 양구군립 ‘박수근 미술관’은 현재까지 세워진 우리나라 기념관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조직적인 운영체계를 갖춘 지방미술관의 모범이다.

제주 남제주군의 추사 김정희기념관, 충남 서산시의 현동자 안견기념관, 경기 남양주시의 다산 정약용기념관, 강원 강릉시 오죽헌의 신사임당기념관, 경기 파주시의 율곡 이이기념관…. 지금까지 각 지방 연고지에 세워진 문화예술인들의 기념관을 가보면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얼마나 후진국인가 절감할 수 있을 정도로 엉터리도 그런 엉터리가 없다. 건물만 덩그러니, 그것도 전형적인 관제 ‘공무원표’로 해놓고 진품은 고사하고 복제품 하나 제대로 된 것 없이 설명판조차 불성실하고 부정확한 것을 보면 민망스러움을 넘어 도망이라도 치고 싶을 심정이다.

 

요즘 지자제 실시 이후 각 지방의 정체성을 찾겠다고 이런 유의 기념관 설립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그 발상과 예산은 건물 짓는 것만 염두에 둘 뿐 기념관을 구성할 내용이나 운용방안을 내다보고 하는 사업은 거의 없다. 문화란 하드웨어의 모방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창출에 생명이 있다는 것을 아직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몇 해 전 마침 지방자체단체장들과 자리를 함께 했을 때 나는 시장 군수들에게 분통을 터뜨리며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은 적이 있었다. 이때 충남 금산군의 김행기 군수는 “아직 우리나라에 좋은 모델이 없어서 관행대로 좇아가는 실정”이라고 지방행정 경험을 털어놓으며 “어디에 모범사례만 생기면 모두들 따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양구군립 ‘박수근 미술관’은 바로 그런 시대적 요청에 응한 모범적 지방미술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나는 기대하고 있다.

 

박수근 생가터에 세워진 이 미술관은 30평의 상설기념관과 60평의 기획전시실로 구성되어 기념관과 미술관 두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유족을 비롯해 애호가 독지가들이 작품과 유품을 기증해 이미 스케치 50여점, 목판화 17점, 수채화 10점, 삽화스크랩북 등 박수근에 대한 기본자료들을 충실하게 소장 전시하게 되었다.

양구군은 예산을 들여 그의 유명한 그림동화 ‘낙랑공주와 호동왕자’라는 고가품을 매입해 이번 개관전에 선보일 것이다. 유화는 아직 구입하지 못했지만 개관기념전에는 ‘나무와 여인’을 비롯해 10점이 출품된다. 뿐만 아니라 이미 72명의 현역 화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기증해 지방미술관의 수장고로는 넉넉한 편이다. 그리고 이미 전문직 큐레이터도 채용해 일하고 있다.

 

건물로 말할 것 같으면 건축가 이종호씨가 설계해 지금 열리고 있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 현대건축의 대표작 중 하나로 초대될 정도로 높은 평을 받고 있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산과 군부대밖에 없을 것 같은 양구에 이처럼 전에 없이 아담하고 훌륭한 미술관이 서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위대한 우리의 화가 박수근(1914∼1965)의 후덕(厚德)이라는 생각이 든다. ‘박수근 미술관’을 만든다니까 많은 사람이 기꺼이 동참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