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책(冊)

필사에 좋은 책들

흔적. 2010. 11. 6. 12:20

멘토가 있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래 신문에 나오는 책 대부분 열독했지만 20대 김승옥의 '무진기행', 이상의 '날개' 는 인상깊고 '난장이..'는 시대 상황을 그려 글자체보담 내용을 보았다. 그리고 김훈의 '칼의 노래' 간결함에서 나오는 맛이란,,,

신영복의 감옥...을 읽으며 나도 감옥에나 갈까 생각한적도...ㅎㅎ ..필수로 읽어볼 만 하며, 

아주 어릴때 이해인수녀의 시집에서 "우와! 어찌 똑같은 단어를 쓰도 이렇게 달라 질수가!!" 하고 느꼈던 적이 생각난다. 처음 시집이였으리라. 지금 생각하면.

철학에서 문학으로...電算으로...변천사는 있지만 좋아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글향기에서 대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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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고 시적인 표현 많은 책이 좋아…금강경·도덕경도 추천대상

문장은 하루아침에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노력해야 한 줄의 글을 얻을 수 있다. 수많은 문장가들이 문장 하나, 단어 하나에 욕심내며 필사적으로 필사한 책은 어떤 것일까.

선행자들이 주로 베껴 적은 책은 조세희의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 김승옥의 < 무진기행 > , 신영복의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 오정희의 < 유년의 뜰 > , 이효석의 < 메밀꽃 필 무렵 > , 이순원의 < 은비령 > , 김훈의 < 칼의 노래 > < 화장 > , 이상의 < 날개 > 등이다. 필사를 통해 소설가의 길을 찾은 신경숙 작가를 비롯해 수많은 소설가·기자 지망생들이 따라 써본 이 책들은 문체가 간결하고 시적인 표현들이 유려하다는 특징이 있다.

<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책 > 의 저자 명로진씨는 "문장이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글을 쓰고자 하는 초보자들이 손문장을 익히기 좋다"며 김훈의 작품을 필사해볼 것을 권했다. 안도현 시인은 < 녹색평론 선집 1 > (김종철 엮음, 녹색평론사)에 실린 '시애틀 추장의 연설-우리는 결국 모두 형제들이다'(16~21쪽)를 추천했다. "매우 시적인 문장이 담겼다"는 게 그의 추천의 변이다. < 프레시안 > 에서 글쓰기 강좌를 맡고 있는 백승권 강사는 < 금강경 > < 도덕경 > 같은 경(經)을 써보라고 한다. "글이 길지 않고 짧게 토막이 나 있어 천천히 적어가면서 쉬엄쉬엄 뜻을 음미하고 묵새기기에 좋습니다."

2009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 분야에서 < 안녕, 피터 > 로 상을 받은 신인작가 황지운은 필사해본 책 중 기억나는 책으로 김연수의 < 첫사랑 > 을 꼽는다. 내용이 너무 낭만적이어서 잊을 수가 없던 구절은 이렇다. "나는 앞뒤를 살핀 뒤, 크게 반원 모양을 그리며 자전거를 반대편 차로로 돌렸지. 잠시 자전거가 비틀거리면서 등에 멘 가방에서 빈 도시락 소리가 났어. 바로 그 순간부터 나는 너를 사랑하기로 결심했어.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그 도시락 소리가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라도 되는 양. 그렇게 찾아온 가슴뛰는 그 느낌 사이로 내가 첫사랑이라고 믿었던 뭔가가 찾아왔지. 그 사랑이 모두가 깊이 잠든 밤에 몰래 들어온 도둑처럼 눈치채지도 못할 만큼 빠르게 내 마음 깊은 곳의 빈터에 자리잡았지. 레몬즙으로 쓴 글자처럼 그 뜨거움에 노출되기 전까지는 아직 어떤 글씨가 씌여져 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사랑이 내게 찾아온 거지."

 

2010.11.04 김미영 기자 /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