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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흔적. 2011. 3. 7. 14:17


일전에 면회를 했던 아이가 제대를 하다.

"2011년 2월 28일부로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밤일하고 아침에 들어오니 뎅그런히 붙어있는 '군경력 확인서'
식탁에 있는 단팥빵을 우걱우걱 먹으며 읽고 있을때 살며시 뒤에서 날 껴안다. 잠자리에서 일어났나 보다.
순간, 서로 굳게 잡은 손에선 그 뭔가...벌어진 어깨, 굵은진 손마디..모든 단어가 무색하다.
빵. 목에 메일뻔 하다. 눈물 맺힐 뻔 하다. 고개를 바로 돌리지 못하다.

주변, 신문 약삭(?)빠른 아이들은 군도 스펙의 일종이라고 파병도 신청하고 난리지만
경력 확인서를 읽는 나는, 정말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보냈구나 생각이 들다.
허지만 가슴이 찡하고 아려오는 것을 어쩔수 없고...못난 탓인가? 무전입대 유전면제?  무전전방 유전후방?
줄을 댈려고 애써는 이웃들을 보며, 컴퓨터로 추첨한다지만 그 또한 조작한다는  것은 다 아는사실.. 

비록 면제 공화국이고 비틀어진 사회지만 일각에선 이렇게 또 젊은이들에게 훈련을 시키는구나.
그러며 '이녀석 고생좀 했겠구나' 생각이 들다.
초병시절 온갖 상념에 젖어 들며 치솓는 화를 누르며 밤하늘 바라보던 그 시절을 이녀석 또한 경험했구나...그래도. 무사히 전역하고는 건강하게 내앞에 서서...훗날 살아가는데 밑거름이 되기 바라는 마음이다.

 


이제 또 시작인걸, 이것도 인생에 지나가는 정류장이라...
앞으로는 무수히 많은 정류장을 거치며 어떡해 얻고 가는가? 며 스스로 체득해야
훗날 종점에선 후회라는 잔액이 없을 것인데...열심히 하자구나.
난, 잔액이 많구나. 대신 사랑이란 잔액은 없도록 할테니 넌 보람이란, 가치란 잔액이 쌓였으면 한단다.
정말! 수고했고 자랑스럽고 사랑한다.

3월 1일 휴일
남정네 세명 재래시장에서 칼국수먹다.
가고 싶은 맘은 없는데 내가 원하니 따라 나서다. 이것조차 입대 전과 바뀐 모습이다. ^^
식사후 체육공원까지 산길을 걷다. 두런두런 우스게 소리를 나누며...

2011년 3월 2일 작성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