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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소백산. 흰눈의 흔적.

흔적. 2012. 1. 21. 21:39

 

소백산.

태백산보다 낮아서 소백산이라 부른다고.. 듣기만 했던 소백산에 출타하다.

낯선 새로운 일행들과..남덕유산 또는 여러 산행의 권유가 있었지만 소백산이 날 부르기에.

 

새벽 서두르다. 한적한 여행길. 아마 연초라서, 조금 먼거리라 망설인 모양.

좋다. MP3가 고장나 출창 졸다가, 창밖만 바라보다... 한겨울의 삭막한 풍광만...휭하니 들어오다. 왕복을.

  

많은 인파가 찾아오다.

정상에서의 군중...멀리선 그것도 장관이다. 총천연색, 가지가지, 희희낙낙이다. 산은 묵묵한데..

 

멋지다. 퍼붓지는 않지만 쌓여있는 눈의 흔적들은 며칠전의 눈보라를 연상시키다.

한줄로 늘어선 방풍림에 하얀 옷을 입히고...나에게도 하얗게 만들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과연 좋을까?

 

대피소이다. 한산하다. 오늘은 내부 청소하라고 그러나보다.

소백산 칼바람은 전국에 명성이 자자한데 오늘은 고요 그 자체다.

날 맞이 하는지? 아님 숨고르기를 하는지...약간은 다행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불만스럽다(?)

칼바람에 몸과 마음을 맡겨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에...더욱 단단해지는 날 찾고싶은 마음이였다. 그러나. 

 

 

꺽여진 나무기둥. 얼마나 세차게 때렸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아니 단단하지 못해서일게다. 꺽여지지 않은 나무가 더욱 많은데...넌 왜 부러졌니.

 하루하루가 모인 삶의 무게만큼 무거웠나? 땅을 더욱 굳건히 밟고 매진해야 할텐데.  

 

멋진 고목이 한가운데 버티고 있다.

정말 멋지게 바람에 휘날리며... 가운데 구멍이 있으니 부서지지 않는다. 넘어지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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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늙어가며 가르쳐주는 삶의 지혜인가..강하면 부러지니, 그리고 욕심과 집착을 버릴지니.

부는대로 스치는대로 흘러가게 내버려두고 내 삶만 지켜나가면 될터인데, 고목처럼.

아직 수양이 한참 부족하다. 이젠 포기해야 할텐데, 기대를 버려야 할텐데...

출산. 눈속에 묻어두고 싶다. 쓰잘데 없는 감정의 찌꺼기를.

 

 

어디고: 2012.01.15 경북 소백산 1439M (부일산 24회) /  20,515 步(45cm), 15.38 km

부른이: 장 현 "미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