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산(山)

산> 대전 계룡산, 그 옛날을 떠올리다.

흔적. 2012. 6. 12. 08:53

모처럼 구미당기는 산행코스가 나오다. 물론 3곳 합동산행이지만. 대전과 공주를 아우러는 계룡산.

오래전 대전에서의 젊은시절에는 정말 깊은 산골이였고 교과서에 나오는 '갑사로 가는 길'를 읽으며

갑사와 동학사를 찾아갔던 흔적만이 기억의 귀퉁이에 남고. 당시 대전의 데이트 코스는 동학사와 보문산.

계룡산에 입산은 언감생심. 이제야 가는 구나.

 

20대를 한동안 보낸 대전.

추운 밤길, 털털 거리는 동학사행 버스를 타고 논밭을 지나고 유성을 지나고 동학사로 가던

늦가을의 밤하늘은 엄청 빛났다. 詩가 저절로 나오던 그 시절..그때 그사람들은 어디서 무얼할까?

그때나 지금이나 순진한것 같다. 순수가 아닌.사람관계 서툴러 애먹고 후회하고, 택없고 표없는 아집. .

날 좋아했던 그녀는 잘있을까? 왜 감정을 몰랐을까? ㅎㅎ

 

       x                x             x

 

5시 30분. 7시 출발하다. 참으로 지리한 버스여행. 아는 이 별루없고 그냥 MP3도 준비없이.

10시30분 동학사 주차장 도착. 한 100여명이 모이다. 서울, 호남, 대구, 부산...몸풀고..

 

일단. 출발..^^ 그래도 좋다.

천정골 탐방 안내소-천정골-큰배재-남매탑-삼불봉-관음봉

-은선폭포-동학사 계곡-동학사-탐방 안내소 (4시간30분)

 

 

 

상원암. 전망이 탁 트이다.

이런 곳에서 며칠 유숙했으면 좋겠다. 짐을 내려놓고..

남매탑이 사진 우측에...

 

#

전체일행, 남매탑에서 점심.

일찍 도착했던 관계로 식사중 일행 3명과 처음 목적지인 관음봉까지 산행결정.

여기 잔류해봐야 음주밖에...^^ 

 

멀리 쌀매봉, 문필봉이 반겨주나 갈수는 없고..

다음엔 갑사로 가야겠다. 원점회귀가 아닌.

 

멀리 동학사가 보이다.

초록이 뒤덮인 자연에 그냥 흐르는 독경소리는 언제나 들어도 좋겠지만 요즘의 불교계 소식이 마음을 편치않게 한다. 어쩐다..어찌 그래 욕심들이 많은가..다 버리고 산으로 간 사람들이 뭐가 미련있어 재물에 욕정에 탐할까? 아직 미련이 많은 모양이다. 차라리 속세로 나오지...허긴 나오면 할것 없으니...

 

관음봉 오르는 깔딱고개. 보기만 봐도 땀이 흐른다.

그래도 한걸음씩 옮기면 어느새 정상이고...시간흐름과 부지런함은 이렇게 온몸에 쾌함을 가져다 준다.

 

 

 

岳山도 아닌데 계룡산은 대부분 바위덩이다.

氣가 센 산이라 도인들이 기를 받으랴 입산 수도를 많이 하는 모양. 기가 느껴지다.

숲속에서 홀연히 나올것 같은 계곡. 정말 심신수련하기 참 좋은 산이다.

 

 괴사목. 누군가를 지켜주는 모습인데.

 

동학사 범종이다.

너무나 확장된 모습이다. 아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축소되었는지.

아담한 모습은 간곳없고...세월이 흐름으로 가족들 또한 많아지니 그럴수 밖에...

그래도 쓸데없는 부조물이 보이지 않아 좋다. 늦가을의 정취는 참 아름답겠다. 고즈넉하게..

 

#

 

세상은 점점 正의 방향으로 진화한다.

알면서도 行하지 못하는 난, 생의 反의 방향으로 보내는것 같다.

행함이 그렇게 어려운가. 동기가 없어 그런가...사는것이 동기가 어디있나..

옳고 그름은 없고 行이냐 아니냐만 있을진대.

 

 

어디고: 2012.06.10 대전 계룡산(4050부경-301회)

부른이: 김신우 "귀거래사"

-----------------------

 

[일사일언] 팔방미인 계룡산

 

계룡산, 사시사철 사방에서 잘 보여서 좋다. 주변 백리 내에서는 늘 볼 수 있다. 대전, 조치원, 부여, 익산, 논산 등 충청도 웬만한 곳에서 마음먹고 고개를 쳐들고 보면 볼 수 있다. 한여름이나, 겨울철엔 계룡산 꼭대기를 보고 비가 올지 눈이 올지 알 수 있다.

계룡이란 이름은 산의 생긴 모습이 용의 몸통에 머리엔 닭의 볏을 쓴 모양이라서 계룡산이라고 한다. 산 정상부의 쌀개봉, 연천봉,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모습이 꼭 닭(鷄)의 볏처럼 생겼다 하여 계룡산이라는 것이다. 상상을 확대해보자. 신화적으로 닭은 천신이며, 용은 땅의 신 지신이다. 이는 구체적으론 다른 문명, 즉, 유목문화(닭, 새)와 농경문화(용)가 융합된 이상세계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계룡산에는 이런 화해와 융합, 평화와 사랑의 큰 뜻이 담겨져 있다.

산에는 주봉인 천황봉과 관음봉 등 열개가 넘는 봉우리, 기암괴석과 용문폭포, 암용추, 숫용추 등의 폭포가 어우러져 산세와 경관이 아주 빼어나다. 경치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풍수지리도 으뜸이어서 명산 중의 명산으로 손꼽힌다.

또 산자락 곳곳에는 문화 유적이 산재해 있다. 동북쪽에는 동학사, 서북쪽에는 갑사, 서남쪽에는 신원사 등의 고찰이 자리 잡고 있다. 계절별로는 봄에 동학사 진입로의 흐드러진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가을에는 갑사의 단풍 등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6월부터 여름철에는 서남쪽의 계룡산 자락의 신록이 절정에 이르러 산이 검푸른 바다가 된 듯 온통 푸르다.

 

 2012.06.07 / 임덕수·전 한국전통문화학교 전통문화연수원장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