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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_하동 평사리 최참판댁에서.

흔적. 2012. 11. 15. 09:16

가보고 싶었던 곳, 하동 평사리. 박경리 선생의 '토지'의 배경.

일행중 이런곳 방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길래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해 아쉽다.

할 수 없다. 그다지 친하지 않은 일행에 꼭 끼일 수 밖에 없는 이유땜에, 

그러나 코스에 없는 일정을 밀어부쳐 약간의 짬을...쩝, 작게나마 위안되다. 

박수근 미술관 방문처럼 혼자와야 제격인데...혹 2명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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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축축하게 적시는 평사리는 붉게, 노랗게, 주황색으로 물든 잎파리들이

비를 적시며 날 맞이하다. 매서운 강바람이 찾아 들기 전에 오길 잘했다는 듯이.

#  

 

최참판 가을비 속에 책을 읽다. 무슨 책일꼬.

찾아온 이, 마중 나온 것은 아닐테고.

 

참판댁 역시...행랑채, 사랑채, 안채, 별당... 세트 치고는 아주 잘 꾸며졌다. 가본곳 중 손가락안에 들 듯.

 

서희가 머물던, 꿈을 키우던 곳인가, 마님이 머물고...전형적인 우리의 양반댁 건축이다.

일행중 한분 曰 " 술잔을 드리우면 얼마나 좋을까. 한시름 놓고 그냥 지낼 듯하다" 고 

그래, 꽃피는 봄날, 한여름의 더위, 가을의 쓸쓸함, 겨울의 운치, 사계절을 맛보듯 할 것이다.

넓은 평사리 풍광과, 새들의 소리. 빗물 떨어지는 소리, 낙엽이 속삭이는 시....

 

야트마한한 담장. 단절 보다는 소통을 원하는 조상들의 삶이다. "우리"

그러면서도 각자의 생활을 구분하며, 개인의 존중와 공유이다. 

 

진정한 지식인의 사고는 이분법이 아니다. 흑백의 사고는 대화의 기술이 부족해서일 것이다.

인격의 미흡이나 그렇지 않으면 개인의 콤플렉스가 자만심으로.

 

최참판댁의 사랑채에서 본 평사리다. 한눈에 들어오다. 가슴이 뻥 뚫히듯...모든 자연의 삶들이 속속들이.

사계절의 바뀜과 바뀜에 순응하는 농부들의 움직임. 대지의 속삭임...하늘의 다스림. 

살다보면 생각이 깊고 넒어질 것이다...근본은 인간이리라..心性...땅을 사랑하는 것. 자연을 분배하는 것.

 

마당에 서서 평사리를 바라보다.

 

이쁜 담장 길이다. 한적한... 그래도 위엄이 보이는, 그것은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어서 그럴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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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작인의 삶이다. 예나 지금이나 얽매여 사는 삶이란 고단하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다.

허지만 그 안에서도 간혹 주체적인 삶이 보이지만 그래도 주인 앞에선 주눅이 드는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어쩜, 엽전에 숙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삶 자체가 경제 활동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내려 오는 길, 뉘집 담장에 걸려있는 감나무.

까치밥을 주는걸까. "무주상보시"

그냥 두고 바라 보는것 만이라도 정겹다. 여유롭다. 아름답다. 그리 좀 살았으면.

 

흐린 하늘아래 평사리를 바라보며 담배 한모금, 탁주 한사발은 젊음이 사라지는 남정네의 짧은 욕심인가.

평사리 문학관 방문도 못하고 오는 길, 왠지 인사 못하것 같아 죄스럽다.

"토지" 는 한시대의 소설이기 이전에 시대의 기록이다.  박경리 선생님께 고마움을 전하다.

 

#

 

많은 부분을 흘리고 나오다. 초입안내 사진없는 것도 맘에 걸리고.

평사리 문학관도, 최참판댁도, 함께 살던 소작인의 삶도 하나하나 살피지 못하고...

다시와야 될텐데 기회가 있을려나...늦가을 비는 차창을 때리고 내 맘도 때리다.

올해, 가을 이렇게 지나가다. 빌어먹을 허전함만 안고.

 

찾은날: 2012. 11.11. 하동 평사리, 일행 9명.

부른이: 강허달림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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