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산(山)

산> 늦가을을 양산 감림산에서

흔적. 2012. 11. 27. 08:48

 

감림산. 이름만으로도 괜찮은 느낌. 

황량하고 스산한 가을산을 맛보기 위해...마치 내 마음을 엿보듯이. 

일찍 참석여부 결정하다.

 

또한, 통도사는 20대 혼자서 극락암 부근에서 4박5일 텐트를 치고 머물었던 기억,

젊은 스님의 사자후를 들었던 곳.

한여름의 별빛 쏟아지는 개울에서 이제 막 시작하는 스님과 목욕하며 주고 받는 대화...낄낄거리며

때론 진지하게 그리고 몰래 양주 한잔을 나눠마시고...^^  너무 즐거운 추억들이였기에

 

노포동 지하철역, 양산행 버스, 통동사 매표소 좌측으로 초입...홀로산행 양호.

완만해서 쉬엄쉬엄 가기 딱이다. 정상에는 정상석이 없다. 마음이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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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건너 시작을 알리다. 조심조심...안산을 위한 경각심을 주고.

오르는 중 눈에 띈 나무지게. 참 오랜만이다. 이젠 알루미늄으로 지지대를 만든다.

좀 더 가볍고 튼튼하기 위해..그 옛날 반질반질 때묻은 지게도 좋았는데...

지게꾼이 잠시 피했나 보다. 왠 무리들이 몰려오니...아님 선녀를 만나러 갔는지.

 

한눈에 보이는 통도사. 우람하다. 고즈넉한 느낌은 줄고. 허긴, 3대 사찰중 하나이니 그럴만 하다.

 

두꺼비 바위인가? 뒤에서 자꾸 밀는데 밀리지 않게 용쓰는 모습이다.

 

벗은 나무들은 파리한 모습으로 세찬 바람을 견디어야 한다. 그래야 더욱 든든해지고 더욱 무성해 질 것이다.

낙엽들이 쌓여 길이 보이지 않는다. 보여주기 싫은가? 여기서 함께 있자고...

색바래진 녀석들이 우리네 마음을 쓸쓸하게 만든다.

그래도 낙엽을 밟은 소리는 정겹다. 이 나이에 아직은 감흥이 남았나 보다.

 

극락보전의 서까래도 대들보도 세월의 흔적이 무척이나 묻혀있다. 낙엽의 색상만큼이나.

시간은 자연 모두에게 같음을 준다. 바래진 색깔로...

그래, 이렇게 또 가을이, 한해가 지나가는 가보다. 육신도 영혼도 색이 바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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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은날: 2012. 11.25 양산 감림산_546M (처음처럼 80회); 14.17 KM, 17944步 

부른이: 조관우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