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가기전 산행을 해야 할텐데...비우기 위해, 채우기 위해
마침, 근교의 산행에 동참하다. 오랜만에 기차도 타고..3년전(?) 봄에 홀로산행을 했는데 이젠 가을에 간다.
역은 항상 설레게 하는 곳이다. 떠남, 귀향..
기차는 만남보다 헤여짐을 상징하는것 같다. 만나기 위해 갈 수 있는것인데.
아마 이별이 심신을 더 아프게 만들어서 그리 느끼게 되는 모양이다.
목적지인 달음산이 휭 보인다. 병풍처럼 쳐져 있는 바위. 남녁을 바라보자고...
많이 변해버린 시가지이다. 고속도로가 2개나 생기고 정관신도시가 생기고..
좋게 변하는 건지, 아니 좋게 변하는 건지...삭막함은 더 황량하게 만들 수 도 있다.
아마 아파트가 삶의 터전이 되고 난 후부터 산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본능적으로 메마름을 상쇄시키기 위해.
산마다 한개씩 서 있는 바위.
인연이라고는 스치는 바람, 떠도는 구름, 간혹 적시는 빗줄기 밖에 없을텐데.
기다리는 것처럼. 단단하지만 애닮다.
익어가는 벼들. 풍요해서 보기만 해도 자식 학자금 걱정은 덜었으면 좋겠다.
그 옛날 한톨도 남기기 말라는 가르침에 지금도 깨끗하게 비우지만. 대대로 그랬으면 좋겠다.
비록 사먹는 것이지만 아낄줄 하는, 노고스러움을 아는 마음을 지니면 좋겠다.
모두가 떠난 뒤의 모습도 이렇게 휑할 것이다.
고즈넉함, 허전함, 기다림. 아무것도 없다. '無'
역. 떠남과 만남의 교차점. 곧 명절에 재현될 상황들이다.
돌아서는 늙은 부모님의 눈엔 무엇이 있을까..
길가 피어있는 꽃.
가을 햇살의 기운을 받고 담밑에 핀 꽃. 누구에게 보여 주고 싶은 양. 곱다.
어디고: 2013.09.15 좌천 달음산.(메아리산악)
찍은이: 나 그리고 예스맨
'느낌... > 산(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 가을 사라지다. 가지산에서.. (0) | 2013.11.20 |
---|---|
산> 속리산의 기억저편 (0) | 2013.10.08 |
산> 함양 황석산의 땡볕 (0) | 2013.08.14 |
산> 청도 문복산, 헐떡거리며. (0) | 2013.07.16 |
산> 가까운 황령산... (0) | 2013.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