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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위한 변명

흔적. 2014. 9. 16. 16:00

 

여행이라는 것은 상념을 지우기 보다 더욱 커질수 있다는 것도 알다.

둘째의 자대훈련 마치고 외박왔으면 하는 전갈을 받고 금요일 홀로 가다. 아직 시원치않는 발을 끌고.

이튿날, 한양의 형님댁 차량을 빌려 일동과 이동, 철원을 거쳐 김화에 도착...녀석을 만나다.

즐거움에 어쩔줄 모르는 미소...빨리 부대에서 나가자는 성화. 밖의 사회에 무얼 먹을까 고민하는 모습.

대부분 그렇지. 더욱이 쫄병땐...

 

큰녀석 외박했을때도 시골에서 갈때가 없어 우왕좌왕...ㅋㅋㅋ  위수지역 벗어나면 안되니..

예약한 호텔 짐을 풀고...암튼 일박이일동안 여러가지로 시식하다. 먹고 싶은 것...ㅋㅋ

불고기, 삼겹살 등 고기를 모듬으로...짜장, 냉면, 피자, 치맥...곰탕까지...

그리고 과자을 이것저것 한봉지 사고선...방에서 둘이서 오두둑 먹다. 나중 귀대시엔 먹고 싶은것이 없단다. ^^

 

그중 밤늦게 치맥을 겻들며 이야기하는것 참 좋다. 들어주고 웃는다는 것. 서로 챙겨주며...

또 다시 스킨쉽의 요구에 머리, 얼굴, 등판, 목덜미...나의 맛사지와 안마에 언제나 시원한단다.

게임을 하고 싶다고 해놓고선 그냥 아버지와 있는것이 더 좋다고 한다. 짠~~~하다. 헤여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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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밤의 치맥. PET 맥주는 냉장고가 작은 관계로 넣질 못해 캔 한묶음을..

처음으로 공식적인 술자리인것 같다. 그리 씩씩하게 건강하게 어른이 되면 좋겠는데. 

인생이야기, 경제이야기, 군이야기...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맘 깊은 곳 아쉬움은 점차 커지고.

 

둘째날 무료해서 고석정으로 차를 몰다. 임꺽정이 살았던 동네.

부대 주변만 얼씬거리다 차가 있는 관계로 코에 바람을 넣다. ㅎ 

 

아이녀석 날 몰래찍다. 두고싶은 모양.

 

임꺽정.

양민을 수탈한 탐관오리를 처멸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났으나...

예나 지금이나 기득권층과 싸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에 충심이 담긴 쿠데타외는..

앞으로 나아가는 동상보다는 民을 위한 치열함, 포효를 나타내는 모습이 좋지않을까 잠깐 생각하다. 

 

승일교이다. 이승만의 '승'자와 김일성의 '일'자를 붙혀 작명했다는 說이 많다.

깊은 골짜기라 이 교량이 작전상 중요했을것이며 그 옆에 새롭게 교량을 설치했다. 이 교량은 관광용으로.

머지않은 곳에 도피안사와 노동청사가 있었으나 보질 못하다. 부대와 너무 멀면 안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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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경

 

 

막연히 급할 일이 없어 무궁화 열차를 서울역에서 타다. 

이 칸은 까페열차로 장사하는 구역인데 당연하다는 듯 두줄로 앉고 - 보이지 않는 질서처럼 -

아침일찍 통학하는 학생의 모습이다.

 

그런데 책을 보는 학생이 없다. 대부분이 폰으로 오락과 쇼핑, 그리고 입맞에 맞는 정보만을...

조금 아쉬운 광경이다. 왜 이런 통학열차에 몸을 실어야 하는지 자각이 필요하지만...

종이로 된 활자는 무한한 상상과 전체적 안목을 키워줄텐데...수원, 천안, 조치원에서 거의 내리다.

 

#2. 생각

 

 

모두가 내려 휭~~ 할때 빈자리 찾아 앉아 책을 꺼내다.

오랜전 읽었던, 그냥 가볍게 다시 읽고,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는 책을...도착할때 까지 읽다.

- 상념을 잊는것은 책이 제일 낫다. 어릴적 병원 신세를 질때도 책을 읽으며 육체의 고통을 넘긴적 있다.

성인이 되어 생각의 고민이 있을때도 역시 마찬가지, 슬픔도, 우울도, 괴로움도...- 

여행은 이렇게 고독하고 외로우면서 한겹 숨쉬도록 만들어 준다.

 

길 위에서.

여행이란 하늘도 보고, 땅도 보고, 구름도 보고, 강물도 보고, 내 마음도 보고 타인도 본다. 

 

 

왜관. 낙동강 전투가 치열했던 곳.

이길로 갈때마다. 전투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다리기둥의 흔적때문일까?

그 상채기는 아마 내 어릴적 기억때문일 것이다. 아주 아주 어릴적 비좁은 열차를 타고 갔던 기억들.

 

갑자기 스쳐지나가는 동급의 열차. 찰나.

인생도 그럴것 아닌가? 그 찰나를 너무나 쉽게 보낸다면 어찌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나. 

그치만 이렇게 쉬엄없이 흘러가는데.

 

 

 

 

도착하니 주변에 아무도 없다. 옆 젊은이만 쑥스러운 표정으로...

뒹그러니, 뒹그러니, 아무도 없다. 내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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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유리창밖으로의 여행과 여유로움은 값싼 댓가의 만족이다.

비싼 경비의 지불은 좁은 의자와 짧은 시간일 것이다. 이렇게 공평하다. 어느것을 택할지는 스스로의 몫이거늘 우린 선택하며 후회한다. 아니 일상으로 치부해버리고 만다. 각박하고 타인을 의식하며 살듯이...

 

- "관광객이 단지 눈으로만 즐거워할 때 여행자들에겐 가슴으로 아파할 기회가 주어지며,

그것이 곧 삶의 화두로 이어진다."- 여행은 異面까지 보고 느껴야 한다. 그러니 아는 만큼 보인다고. 

 

 

2014.09.16 서재에서.(09.12~09.14 둘째 면회를 위한 여행-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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