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길(路)

괴산 산막이 옛길를 찾아

흔적. 2015. 7. 21. 00:18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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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행시리즈 3번째, 문경세재를 밟아볼까 준비하다 여의치 않아 미루며.

장소를 물색중 오미희의 "행복한 동행"에서 산막이 옛길을 소개하는 멘트를 듣고 결정하다.

잃어버린 생각을 찾아, 날 치유하기 위해...

 

홀로 여행이란 것 항상 그렇다. 망설임이 점점 강해지는 게으름의 덩어리는 피어 오르고...

전날까지 준비없이 있다가 당일 움직이기 시작하다.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며 올듯한 분위기에 또다시 주저하게 되면서도 한편 호수는 이런 날에 가야지 인적도 별로 없고 물안개보며 호젓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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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정오가 지난 시간에 출발. 비교적 멀지않다. 1시간 40여분. 찾기는 좋다. 그러나 불과 몇십년 전만해도 아주 오지였을것라 생각이 든다. 옛 시대에는 '귀양지'라 하니 정말 그럴수 있겠구나 하는 시골길을 차창을 열고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빙의 맛은 복잡하고 시끄런 공장에서의 소음에 절인 머리속을 단번에 내쳐진다. 한참이나 가는 지방도...노랠따라 부르며.

 

 

 

주차장엔 제법많은 사람들이 하산을 하며 귀가길에 나서는 모습이다.

산에 가긴 늦은 시간이였으니...난 초입을 찾아 산으로 걸음을 옮기다.

 

잘 정돈된 테그로 만든 길. 호수가 아주 넓다. 걷다보니 풍광은 좋은데 아주 아주 특별한것을 느끼지 못한다. 한번 가본 듯한...서울 근교에 있는 마장 저수지가 생각나다. 그땐 가을이였나? 호적한 길.

 

여기가 사람이 붐벼서일까? 바삐 오가는 사람들...방송의 소갯길과는 간극이 나다. 오미희씨의 해설이 너무 실감났는가? 모두가 비슷한 길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울산의 선암호수...

 

산천은 그자리인데..느끼기 나름이라 가끔은 이렇게 삶의 여유로음을 느껴보는 것도 활력이 될터.  

그리고 유람선을 타면서 우리나라 산천을 짧은 시간이나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 지형을 한눈에 보기 위해 산에 오르다. 짦은 해발에도 불구하고 헉헉거리며 오르다.

미련한 나를 수없이 탓하며...물도 없이, 옷도 두껍게-출발땐 비가 뿌렸으므로- 몇번이나 쉬면서 우리나라 지형과 비슷하다고 이걸 보기위해...

 

오른쪽 모래톱은 울릉도와 독도를 나타내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었단다...발상 또한 개그스럽다. ㅎ

그 맞은편 마을이 산막이 마을이다. 근데 집들이 썩 괜찮다. 아주 옛날 유배지의 생각과는...

교통의 불편으로 인해 선입관을 가지고 옛길을 찾은 듯하다. 내가.

조금이라도 좋다 싶은 곳엔 서양식 펜션같은 집들이... 난 초막을 생각했는데...ㅋ.

 

꺼이꺼이 올라보니 한반도 전망대다.  참 난망했다. 처음 등잔봉으로 시작해서 천장봉으로 밟아야하는데 중간으로 치고 올라와 양쪽으로 왔다갔다....미련한 곰탱이. 이러니 홀로 다니지 누군가 함께 왔으면..아찔하다. 그 민망함..

 

산막이 옛길은 이 산길이 아니였을까?  배로 모든 것이 운송되는 그 마을이 뱃길이 끊어지면 이 산길로 걸어서 다녔을것이다.. 산길로 산길로 너덧시간을 오르막 내리막....가족을 위해, 삶의 연속을 위해.

 

 

 

괴산댐이다. 지나가다 차에서 내려 한컷하다. 

 

괴산을 찾은 이유중 하나다. 環碧停.

공식적으로는 관광지도에 공식적으론 나타나지 않는다. 2011년 괴산군수가 지었는데 청운 조용헌 선생이 와서는 감탄을 하고 환벽정이라는 현판을 썼다고 한다. 

 

온통 푸른색. 고리모야에서 본 하늘과 땅 호수 모두가 초록이다...

이곳에서 먼저 간 벗과 한잔을 나누면 여한이 없겠다.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나로인해 아팠을 이에게 사과도 하고 싶고, 날 두고 떠난 이에게도 이해를 하며, 내 부족함을 받아준 사람들에게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 미천한 나에게 모든 이들은 관심을 준것이지 않을까? 

그것을 모르고 기고만장했을 나에겐 투명한 산야의 초록은 부끄럽게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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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벽정에서 주변을 본 풍광을 찍다. 늦은 오후.

내 마음도 내 육신도 碧이고 싶다.  

 

 

 

 

언제고: 2015.07.18 괴산 산막이 옛길. 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