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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다...봄날의 강릉, 정동진으로

흔적. 2015. 4. 28. 13:55

떠난다는 것은 미진적거리게 한다. 그건 두려움보다는 귀찮음이 더 많을 것이다.

막연히 가야겠다고 하다 하루전 거듭 생각결과 확정하다. 이렇게 미뤄선 안되는거야.

강릉 지인에게 전화. 얼굴 보자구. 흔쾌히.

일 마치고 잠좀 자다 출발춘비. 차량을 대충 점검과 청소 후 출발하다.

문막을 거쳐 원주 50번 영동고속도 진입.

 

지인의 고향이 사천진리, 강릉에서 주문지 사이.

마침 개두룹 마을잔치라 평상에 앉아 개두룹 막걸리와 함께 한잔을 걸치다. 너무 푸짐해서 싸오다.

개두룹전, 개두룹 육수, 개두룹 막걸리, 개두룹...

 

 

유명한 고분옥 할머니 순두부, 아침을 해결하다. 백반이 안되 찌개로..

방안에 앉으니 어디서 봤던 풍경. 눈에 익었던...데자뷰인가? 사실인가? 분명한데.

방안에서 보는 밖의 풍경..소나무...언제인지 왔다. 그때도 혼자였나? 일행이 있었나?

할머니는 더욱 허리가 숙여졌지만 혼자온 내게 개드룹을 더 얹혀주고 찰밥도 덤으로 주신다. 꿀꺽 

오랫동안 건강했으면 좋겠다. 조근조근 말씀하시는 모습. 참 좋다. 그리고 경포 해변으로 움직이다.

 

경포대의 바다는 조용하다. 물은 역시 동해라 맑고. 아침 고기잡이 배가 떠날 채비를 차리고 움직였다.

식솔을 거느리기 위해 , 어쩜 바다에 나가있는 시간이 더 편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다.

마치 내가 집을 떠나있는 것처럼. 물론 육신은 고달프지만.

 

해변가 조형예술로 설치된 조각품이 여러개. 액자를 주제로. 사각틀로 보는 바다풍경은...

둥글고 넓지 못한 한계를 짓는 것은 편협된 우리의 시각과 닮아 보이다.

 

배가 들어오는 모습. 펼쳐 놓은 그물을 점검하고 오는 것일까? 기대반 기우반으로 바다를 취할 것이다.

 

그녀석들 무리와 함께 있지 못하고 따로 노는 것 보니 흑심이 있나? 

사랑은 모든 생물에 있어서 함께 하고픈 액을 분비한다. 나무도, 동물도, 그에 못지않은 인간들.  

 

 

 

강릉 경포대길.어쩜 군사지역으로 묶여 있어 잘 보존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렇듯 모든 일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슬픈 군사 독재시절 덕분에 자연은 맘껏 자랐는데...

억압된 시대는 지났으나 대신, 자연은 소리없이 망가져가고 있다. 슬픈 일이다.

 

해안을 따라 쭉 뻗은 도로는 부산의 기장과 월정의 도로와는 차이다. 꾸불꾸불해서 옆자리와 스킨쉽을 유발하는 부산의 해안도로는 무뚝뚝해서 일부러 그런 길이 존재하나? ㅎㅎ 재밌는 생각으로 웃다.

강릉 송정 해변. 좋은 해양 방품림. 강릉 군수가 어촌의 마을의 안녕을 위해 나무를 심었을 것이다.

피해를 줄이고자. 동해에는 이러한 자연속 소나무 숲이 쭉 조성되어 참 좋다. 전례없다.

조상의 벼슬아치 목민관에겐 고마워 해야 할 것이다. 탐관오리만 있는 것이 아니니 이렇게 건재하게 후손에게 물려주고 있는 것 일게다. 

 

부산 해운대에도 이러한 숲이 있으나 다 갉아먹고 이젠 아주 쬐금만 남았다. 어릴적 굉장히 큰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었는데. 이젠 모래를 사서 바닷가에 뿌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되고 말았다.

광안리던 송도이던 피해준다고 콘크리트 제방을 하고 막아 버렸으니...

좀 더 아나로그적인 방법으로도 해법을 찾지 못했을까? 

암튼 , 이 도로는 차와 함께 여행길 나선 나에겐 좋은 풍광을 선사해 주다. 기분이 한껒 도취되도록. 

 

강릉항을 구경하다 눈에 띄다. 아무도 없는 봄날의 따사한 햇살만 뿌리는 항구에 두분 내외가 그물을 정리한다. 저 배의 선장이겠구나. 한동안 지켜보니 어떤땐 웃음으로 이야기하는 걸 보니 금실은 있나보다. 손자도 몇명은 있음직 보이다. 부럽다. 느지막 할 수 있는 일과 사랑이... 건안도 하고.

 

정동진역의 철로이다. 이것은 묵호, 삼척, 주문진 이런 수산물을 수탈하기 위해서 일제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교통 수단은 어민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해안가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정동진의 철길. 북쪽으로 원산까지 남쪽으로 부산까지 안될까?

내 좋아하는 7번 국도처럼.  

 

 

정동진으로 차를 움직였다. 오랫동안 가보고 싶엇던 곳. 모래시계를 보면서.

정동진까지오는데 이십년 걸렸나? 원작인 '여명의 눈동자'를 읽었을때의 그 상상력이 드라마로서 참 잘꾸며졌다고 느낀 것이다. 힘든 일인데도 불구하고. 아마 SBS가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려 투자에 아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멋진 드라마. 그런 흔적이 지워져 아쉽다. 허긴 20년이 지났으니.

 

원작자인 김성종씨를 좋아해서 '최후의 증인','제 5열', '일곱개의 장미송이'등..그의 작품은 빠짐없이 읽었던 기억도 새삼스럽다. 1세대 추리작가. 대단했다. 홈즈에 버금가는 주인공 "오형사"

 

봄날, 연인의 모습은 풋풋하다. 멀끄러미 바라보는 역장님도 지난 세월을 짧게나마 생각할 것 같다.

나역시 부럽기는 마찬가지. 나에겐 젊은 시절은 있었지만 상그런 추억은 없었던 것 같다.

역장님 옆의 소나무. 과거 모래시계 방송에서 쓸쓸히 소나무 옆을 지나는 윤혜린의 장면.

사랑은 모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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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것은 시원한 자극이 되어 쉬게 될때 마다 일탈할 수 있는 빌미를 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숙소 주변 가까운 곳에 다니고 있지만...긇게 라도 살아야겠다면.  ^^ 

 

여행은 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니고 용기의 문제다. - 파울로 코엘료

 

2015.04.28.

Song: Black Sabbath "She.s. 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