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책(冊)

후기>'아크엔젤' 로버트 해리스, 조영학옮김

흔적. 2018. 4. 11. 23:11


로버트 해리스의 다음편.

소련, 황제의 정치를 끝내고 시작한 스탈린을 배경으로 기록해 나갔다.

실존의 고증과 상상력을 덧씌여 흥미진진하게.

근대 역사의 뒷길로 안내하다. 이런 소설이 얼마나 될까.


막연하게 1,2차대전의 사실 기록보다 일으킨 당사자의 관점에서 본 소설처럼.

계속 읽게 만드는 소설.

 






p96

얼굴과 두 손을 살피고, 팔과 가슴의 침을 가늠하고, 다시 그의 얼굴을 쏘아보았다.

대화기술은 철저히 레닌주의야. 겔소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 먼저 총검을 찔러보라.

만일 들어갈 듯 싶으면 더 깊이 밀어 넣고, 걸린다 싶으면 다시 시도하라.-



p98

"히틀러는 패배자야"

"허지만 스탈린도 결국 패배자입니다. '객관적인 견지'에서 말입니다"

"스탈린 동무는 나무 쟁기밖에 없는 나라를 물려받아, 우리에게 핵폭탄으로 무장한 제국을 선물했네. 그게 어떻게 패배한 거지? 그 뒤를 이은자들, 패배한 건 그들이야. 스탈린이 아니라. 물론 스탈린 동무는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알고 계셨네. 흐루시초프, 몰로토프, 베리아, 말렌코프, 그자들은 자기가 똑똑한 줄 알고 있었지만 동무는 꿰뚫어 보셨지.  '내가 떠난 후엔 자본가 놈들이 너희들을 눈먼 고양이처럼 집어 삼킬 것이다.' 늘 그렇지만 그분의 분석은 그때도 정확하셨어."

"그래서, 만일 스탈린이 죽지 않았다면...."


p158

마음이 무거웠다.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녀에게서 절망의 냄새가 났다.

향수와 땀만큼이나 강한 냄새였다.

그는 절망을 사고, 절망을 팔고, 함께해서 즐거웠다고 거짓말을 하는 절망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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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외는 이런 작가를 만나지 못했다. 역사에 대해서.

몇십년 전만해도 태백산백, 장길산 등 많은 역사적 소설이 범람했는데

요즘 작가들은 그러한 고증, 조사에 많이 부족하고 하기 싫은 모양. 그렇게 안해도 돈은 벌리나?

작가로서 명예, 자존심, 글쟁이의 기질은 사라졌다. 우리 문학은 퇴보되는 느낌.   


로버트 해리스. 찬사가 필요없네.

일전에는 히틀러에 대한 사회를 가늠하더니 이번에는 소련의 스탈린....

스릴러 소설이 역사소설이다 할 정도 조사와 연구, 답사의 흔적을 느낀다.


꼭 권하고 싶은 소설책 중 한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