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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임페리움' 로버트 해리슨. 조영학 옮김

흔적. 2018. 9. 9. 22:55


역시 실망을 시키지않는다. 로버트해리슨.


중학시절, 유럽의 역사를 읽으며 키케로, 폼페이우스, 카이사르를 알고 영화를 통해 또 알았다.

서기 전의 이야기로 전설로만 막연히 생각했던 것이 중국 진시황 시절 일 줄이야.

그때의 책, 문헌을 재해석하여 키케로를 중심으로 써 내려간 임페리움은 하나의 역사서에 가깝다.

그 시대의 민주주의. 공화정치가 현재와 너무 흡사하며 오히려 그때가 더 민의정치가 되었지 않을까 할 정도이다.

물론 권모술수, 사기, 협박, 공갈, 부패 등은 세계사 정치에 필수로 들어가는 부분이지만.

정치를 지망하는 또는 처세를 필요로 하는 직업은 봐 둘만 하다.

그리고 카이사르 등 영웅담으로 등장해 전쟁의 이야기에 익숙하였으나 이면 의 정치를 보여주는 책이라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게 읽다. 



 




p20

"하지만 연설의 내용은 어찌합니까? 논점때문에 주의가 분산될 우려가 더 많을듯 한데"

몰론은 어깨짓했다.

"내용은 중요하지 않아. 데모스테네스를 상기하게.

'웅변의 3요소는 전달, 전달, 전달'이라네"

"그리고 더듬는 것도 걱정입니다"

"마-마-말더듬도 거-거-걱정없어. 오히려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정직하다는 인상을 심어주지...중략"


p67

"때로는 정치적 위기에 처할 경우 싸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아무리 승리가 불확실하더라도 일단

싸우고 보는 거야. 왜냐하면 싸우는 동안에는 모든 것이 유동적이고, 그 와중에 돌파구를 찾아 낼 수 있거든. 고맙네. 친구들" 그말을 끝으로 모임은 끝났다.


p106

"사람을 정상으로 만들어주는 건 천재성이 아니라 인내야.

인내없이 어떡해 세파를 헤쳐 나가겠나?'


p169

"약속하게. 자네가 그렇게 원하는 임페리움을 이루게 된다해도 이런 식의 잔혹함과 부당함을 통해 지배하지는 않는다고 말일세."

루키우스는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

"맹세하겠다. 친애하는 루키우스, 그리고 기회가 닿는다면 왜 선인들이 현실세계의 권력을 위해 철학을 내팽개치는지 자네 역시 고민해보길 바라겠네. 그리고 자네도 마찬가지로 이 시라쿠세의 채석장에서 목격한 일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약속하게나"

- 지금 현실에 교수나 의사, 군인 등 기타 사람들이 정치에 뛰어들어 신념과 이상을 버리게 되는 의미를 -


p250

"확신을 주는 것이 신념이야. 자신이 펼치고 있는 논의를 믿어야 한다는 뜻이지. 그렇지 않으면 질 수밖에 없어. 아무리 논리적이고 세련되고 화려한 추론이라도. 신념이 빠져 있다는 느낌을 관중이 받게 되면 그 사건은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해."


p253

키케로는 전통에 따라 촛불을 들고 그의 영혼을 재소환해보려 애쓰기도 했다.

"도데체 어디를 보는 거지? 뭘 보는 거야?" 키케로는 계속 이런 질문만 내뺕었다.


p259

나는 그때 그가 싸움에 이기는 방법을 알고 싶으면 싸움을 시작하고 보라는

옛 금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302

사람을 부자로 만드는 것은 집요한 탐욕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의외의 순간에 기대 이상의

시원스러운 아량을 베푸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p307

역사는 내게 늘 매혹적인 학문이었다. 언젠가 키케로가 저서에 기록했듯. "내가 태어나기 전의

역사를 외면하는 자는 영원한 철부지일 수 밖에 없다. 역사 기술에 의해 조상들의 삶 속으로

녹아들지 못한다면 인간의 삶이란게 도데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p383

바닷말의 냄새, 입술에 닿는 짭짤한 소금기, 두 뺨을 스치는 따뜻한 햇살, 파도에 쓸린 자갈들 부딪는 소리, 그리고 쏴아 하고 파도가 물러나는 소리까지.


p461

"그래, 좀 낫군. 인생의 묘미는 문제가 생길때 대처하는데 있어. 미리 걱정해봐야 정신만 피폐해질 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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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후기를 꼭 읽어야 한다. 사실에 바탕을 둔 소설이기에.

또한 그만한 공부, 발굴 취재의 노력도 끝없고.

그리고 역자의 후기도 읽는 것 이 좋다..

앞부분 몇군데 이해 못할 정도의 번역이 오점이지만.(몇번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아)


나 역시 오래전 읽은 '이 카아 (E. 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되새기게 되다.

수봉도서관 연락오다. 대여기간 지났다고...주로 지하철에서 읽으니 그럴수 밖에.




2018.09.09 일요일, 내일 책 반납을 위해 요지만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