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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과 독재의 신호

흔적. 2015. 6. 23. 15:17


이 글을 옮겨 놓은 이유는 주변 무수한 사람이 그리한것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아주 가까운 사람부터. 도데체 이야길 하면 제 잘못을 모른다. 황당한 표정으로 오히려...

이글을 읽고서야.. 여자도 많다. 이런 유형이.

어찌돤 일일까? DNA가 처음부터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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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수 기자의 [사람이니까 경영이다]

 "나는 사심이 없어"라는 리더의 말은 독선과 독재의 신호


"나는 사심이 없어. 당신들도 알다시피 나는 마케팅 성공만 생각하는 사람이야!" 마케팅 전략 회의를
주재한 마케팅 담당 임원 A의 이 한 마디에 팀장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이날 임원이 내놓은
아이디어에 팀장들이 모두 고개를 갸우뚱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임원 A는 "나는 사심이 없어. 당신들도 잘 알잖아!"는 말을 내뱉었다.

"우리가 안다고. 뭘 안다는 건데? 난 전혀 모르는데. 넌 아니?" 팀장 B와 팀장 C는 회의가 끝난 뒤
답답한 마음을 안고 회사 근처 커피숍에서 아이스 커피를 들이켰다. 답답해 분통이 터졌다.
"A는 거래처에서 민원이 들어오면 거의 다 들어주라고 시키잖아. 그 뿐만 아닌 거 너도 알지?"
"알지. 그런데 사심이 없다고, 회사만 생각한다고 말 하다니, 미친 거 아냐.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 있지."

그러나 B와 C는 곧 입을 다물었다. 괜한 불만에 자신들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A는 어차피 평소부터 독선적인 독재자로 평판이 자자한 인물이지 않던가.
그에 대한 불평과 불만은 B와 C를 지치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한들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독재자의 입에서 "나는 사심이 없어"라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올 수 있다는 게
이해가 안됐다. B와 C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커피숍을 빠져 나왔다.

하지만 B와 C가 모르는 게 하나 있다. 독선적인 독재자 유형의 인간들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다는 사실 말이다.
그들은 스스로가 사심이 없다고 믿어 버린다. 자신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감정에 상처를 입지 않으면서 타인을 학대하고 착취할 수 있는 것이다.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이런 말을 했다. "기독교인으로서 나는 내 자신이 기만 당하도록
내버려둘 의무는 없다. 그러나 나는 진실과 정의를 위한 투사가 될 의무를 갖고 있다."
유대인 600만 명을 학살한 히틀러가 `기독교인으로서의 의무`를 말하다니,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게다가 그는 자신을 진실과 정의를 위한 투사로 믿고 있다. A의 "사심이 없다"는 말은
애교로 봐줄 정도다.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출처=Bundesarchiv, Bild 183-S33882/[CC BY-SA 3.0 d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de/deed.en)], via Wikimedia Commons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했다는 말은 또 어떤가? "여러분. 타인을 미워하지 마세요.
미움은 당신의 눈을 멀게 합니다. 그리고는 모든 생각의 문을 닫게 하지요." 같은 이슬람교도라고
해도 종파가 다르면 탄압을 주저하지 않았고 정적을 학살했던 그가 "타인을 미워하지 말라"는
성인군자와 같은 말을 했다니, 이 역시 어이가 없다.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도 이에 버금간다. "내 가장 커다란 소망은 우리 인민이 더 이상 바랄 게 없이
풍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열정적으로 일하며, 내 기쁨과 슬픔을
우리 인민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기쁨이다." 세습 왕국을 건설했으며
극단적인 폐쇄정책으로 국민들을 굶어 죽게 만든 독재자가 이런 말을 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B와 C는 히틀러나 후세인 같은 독재자들이 성인군자 같은 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면 더욱 더
기가 막혀 할 것이다.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인간들이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독재자들은 스스로에 대해`사심이 없고, 오로지 공동체 구성원을 위한 마음 뿐`이라고
확신한다. 그렇기에 저런 닭살 돋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수 있는 것이다.

원래 인간의 마음에는 사심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사사롭거나 사특한 마음이
 떠오기 마련이다.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사람들은 그 같은 사심이 떠오른 순간을 리얼타임으로
인지한다. 그래서 그 같은 사심이 말과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통제한다.
 생각에는 `사사로움`(私)이나 `사특함`(邪)가 있다고 해도 말과 행동에는 그런 게 없도록
조심하는 것이다.

반면 독선적인 독재자들은 그런 능력 자체가 결여돼 있다. 사심이 머리 속에 떠올라도
사심인 줄 모른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하 직원을 착취하고 이용하려는 욕구가 떠올라도 그게
 사특한 생각인 줄 모른다. 그렇기에 그는 스스로 "사심이 없다"고 100% 확신하며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듣는 사람은 황당한 나머지 B나 C처럼 심적인 공황 상태에 빠지지만,
A 같은 독재자는 자신의 말을 의심치 않는다.

퇴계 이황 선생이 쓴 친필 중에 사무사(思無邪)와 무자기(毋自欺)라는 글귀가 있다.
전자는 `생각에 사특함이 없다`는 뜻이고, 후자는 `자기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독선적인 독재자는 `자신은 사무사하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사람이다.
이들이 독선과 독재에 빠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런 인물은 타인을 속이기도 쉽다.

이미 `나는 사무사(思無邪)하다`고 스스로를 먼저 속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남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당당하게 자신감 있게 `사무사`인 양 행동한다. 조직의 CEO는 이런 사람에게 속아

리더의 역할을 맡기고, 국민은 이런 사람에게 표를 몰아준다.

만약 누군가가, 특히 리더 역할을 맡은 사람이 "나는 사심이 없다"거나 이와 비슷한 말,

예를 들어 "나는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다", "나는 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을 빼고는

오로지 공동체 구성원만 생각한다"고 말한다면 곧이곧대로 믿지 말라. 독선과 독재의 신호일 뿐이다.


매일경제 2015.06.22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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