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음(音)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한영애, 김건모

흔적. 2019. 9. 30. 22:30


이 노래는 원래는 양희은 버전이었다.

참 좋은 노랫말이고 그 청담한 소리는 애잔하게 귀를 즐겁게 하였으나

가슴 떨림과 머리 흔들림은 없다. 그냥 마음 저린 독백의 소리...


#


그러다 한영애의 버젼을 듣고 난 후에는 그녀의 노래만 들었다.

이슬에 적셔진 색이 파래 떨어진 잎파리를 태우며 그 연기가 내 눈물샘을 자극할때의

40년전 논산훈련소 마친 후의 통신학교 시절의 아침이 떠올랐다.


그 연병장에 뒹구는 축축한 낙엽을 쓸어 모아 태우며

입대전 두고온 여인에 대한, 가족에 대한, 삶에 대한 불안과 회한...


지금은 나이에 더욱 짙어져 가는 그리움과 지난 날의 반추로 인한 아픔들. 

한영애의 가락은 그런 느낌이다.


 


#


2018년 작년인가? 김건모의 소리를 듣고 난후 내 폰 음악방에는 두가지 노랠 넣고 듣다.

들으면 들을수록 공통과 다름의 감성의 문을두드린다.

같은 가을의 느낌을 물씬 주는데도 감정의 자극 차이가 판이하게 다르며 매력있다.


늦가을 몇 잎사귀 남지 않는 나무가지가 파르르하게 떨며 불러주는 바람의 소리처럼

건모의 소리는 건조하게 늦가을 바람처럼 겨드랑이를 파고 들며 내 머리를 일깨운다.

아주 메마른 감정이 말라버린 느낌으로, 지칠대로 지쳐 감정조차 없는 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