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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떨림에 대하여.

흔적. 2022. 3. 24. 17:38

음악프로그램의 강석우씨가 청취자의 클래식이 어렵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어렵게 생각 마세요. 느낌이 와 닿으면 좋은 음악입니다. " 라고. 

그말에 충분히 동감한다. 나 역시 클래식도, 창도 내게는 다 어렵다.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처럼.' 

 

그래서 지나온 세월 돌이켜 보면 대중가요를 좋아하는 편에 속한다. 누구말대로

'기쁠때는 멜로디가 들리고 슬플때는 가사가 들린다'는 말에 공감하면서. 

 

군대에 가기전 직장생활 할때 회식자리에는 항상 뽕짝이였다.  20명 남짓 돌아가면서 노랠 부르며 

젓가락으로 상을 두드리면서 불렀던 대전발..., 굳세어라... 목포의 눈물, 노란샤쓰.. 마지막에는 모두 어깨동무해서 

방안의 기다랗게 붙여진 밥상을 돌면서 끝없이 불렀던 뽕짝....

 

퇴근 후에는 친구들과 음악다방과 음악실에서는 70년대 포크송과 당시 유행했던 Pop song으로...

그렇치만 떨림은 없었다. 노래였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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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말 집에 인켈이라 전축을 놓고 월급때마다 LP를 사서 듣던 시절 - 아이와 같이 들을려고- 그러던 중

라디오에서 춘향가에서 남원에서의 이도령을 떠나 보내고 기다리는 대목에서의 쑥대머리(?) 한곡. 그 떨림.

그 떨림때문에 LP을 사서 듣고, 김성동씨의 인터뷰를 보고 LP를 자연의 소리 LP - 특히 북, 목탁소리 - 를 줄곧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떨림 때문에. 

 

그러다. 조수미의 '나 가거든' 으로 성악에 대한 떨림을 쌓고, 근래 '코러스'란 영화를 보고 합창에 대한 아름다움을 

가졌다. - 물론 나역시 합창단원으로 초등, 중딩까지 단원이였지만 -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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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좋은 소리를 듣기위한 튜닝을 위해 아주 많은 돈을 투자한다. 지켜보고 있으면 소리를 좋아하는지,

음악을 좋아하는지 모를 상황이다. 소리에 떨림은 튜닝과 상관없이 내 가슴을 두드린다. 

길에가다 문득 들리는 소리에 떨림도 생기고,  수백 수천만원 들여 만든 튜닝은 기계 음질의 정확성뿐이다. 

내 마음의 튜닝을 할 수 있다면....

 

나 역시 젊을때 서라운드 스피커로 내 방을 장식할려고 몸부림 친적 있었지만 음악의 깊은 지식보다 

듣는 떨림을 더 중요한 걸 느끼고...폰으로 듣던 비싼 스피크와 연결하여 듣던 떨림의 음악을 듣는다. 

추억을 소환하고, 음율의 아름다움을 소환하여 나를 들뜨게 만들어주는 그 음악을 사랑한다. 

 

소리와 떨림은 다른 개념이라 느끼며.  기계냐? 가슴이냐? 

 

 

아는 이 한사람, 엄청 많이 소리에 반해 수천만원 투자해서 만든 시스템이 세월이 지나 보니 음악에 취미가 없는 줄 

스스로 느끼고 그만뒀다는... 그것은 취미이자, 내세움이였지 떨림은 아니였나보다. 

대부분 착각하지. 취미가 음악감상이라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