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산(山)

산> 오대산 비가와서

흔적. 2011. 9. 19. 17:00

 

오대산. 무척 기다리다. 가보고 싶었던 산이기에.

07:10 출발, 13:00 도착. 산은 나에게 보여 주기 싫었던 모양.

도착하니 비가 뿌려졌다. 오락가락 하던 비가 높은 봉우리는 넘지를 못하고 부딪혔는 모양.

 

이왕 온것. 오르게 시작하다. 몇주 동안 산에 오르지 아니했으니 쫌 힘들었다.

그래도 보폭을 줄이며 호흡으로 보조를 맞추니 어느정도 가라 앉으며 힘이 나기 시작하다.

 

그런데 정상에는 비바람으로 카메라를 꺼내지 못하다.

머얼리 보이는 산등성이가 내놓은 비와 바람과 안개가 섞인 와중에 살짝 내놓는 푸름름의 자태.

머리속에 각인 시키기 위해 눈을 부릎뜨고 보았으나..

 

정상석. 

비바람이 맞이하여 사진 찍을 수 없다. 언제나 외롭게 서있는 정상..돌이나 사람이나 정상은 외로운것.

 

상원사의 적멸보궁이다. 5대 적멸보궁중 하나. 원래 의미는 온갖 번뇌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으로 나라를 부흥하게 하는 사찰이라는데...부디 사바세계는 잡음없는 세상이 도래했으면 한다.

 

 

 멋지게 세우다. 산의 모양대로...모두 자연과 어울리는 모습이면 좋겠다.

 

모두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燈을 올렸으리라.

그 모두 罪가 없음이 있겠나만은 성찰은 해야 할진데..나 역시 눈뜨면 반성하고 눈감으면 후회하니...

이 일을 우찌할까...못난 육신을 갉아먹는 나태함은.

 

같이 간 일행이다. 물론 낯익지 않는얼굴이 태반이다. ^^

 

#

차에 몸을 실고 들어가는 상원사 입구는 꽤 좋은 길이다. 먼길이지만 고즈넉히 걸어가 보고 싶은 길이다.

가을이면 그냥 걷고 싶은, 마치 피안의 세계를 찾아가는 그런 향기가 나는 산길이다.

가을이 아니더라도 우거진 여름이나, 나목으로 있는 겨울이나...참 좋은 길이다.

 

그 위 상원사에서 적멸보궁의 길은 몇번의 헐떡거림으로 땀으로 육신을 적시며 평안을 얻어라는

그리고 겸손하라는 위치에 자리잡다. 머리가 쏴~~하는.

 

#

좀 아쉬운 길이였다. 길에서 시간을 쏟아버린...물론 예상은 했지만..오직 비로봉만이 날 붙잡았다는것이..

언제 다시 가 볼수 없는 기회였을텐데...항상 내일은 없으니.

 

 

어디고: 2011.09.18 오대산_1563M(4050부경-265차)

부른이: 박보선 "죄"

찍은이: 갈파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