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길(路)

16년> 짧은 두번째 길...월정사

흔적. 2016. 3. 10. 09:12


몸이 으시시하다. 오한이 밀려오다. 그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

전일 서울 나들이를 갔지만 별 수확도 없이 밤늦게 귀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것 같지만

나와의 약속대로 월정사를 찾다.

오래전 교과서에 나온 구층석탑과 근래 전하는 전나무 숲길에 치유에 도움을 받고자.

월요일. 오후 2시까진 다녀와야 일터로 나갈 시간이 되길래 아침 일찍 서두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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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숲길 입구. 막연한 기대감과 안온함이 스며든다.

또한 삭막해 가는 마음에 수양을 더해주는 것 같고...思惟의 폭보다 이해의 폭이 넓었으면 한다.


봄이 오는것은 자그마한 풍광에서 나온다.

싹이 트는 소리와 얼었던 물이 흘러내는 풍경...새와 물 노래에 조금 진정됨을 느끼다.

20cm정도 되는 두꺼운 얼음이 쪼개지고 갈라지고 떠다니는 곳에 봄이 온다.

두께만큼이나 겨울은 찼다. 내 마음도 차와졌다. 사람도 떠나갔고..


월정사. 정면에서 바라본 사찰은 석텁외는 현대적 냄새가 풍기는것은 왜일까?

너무 새것 같아서일까. 아님 뭘까. 법당에 들어가 9배를 올려도 풋풋하게 적셔지지 않는다.

부석사의 고색찬란한 것이 잔영으로 남아서 일까? 같은 부처는 날 지그시 내려 보고 있는데..






팔각 구층석탑. 보기드문 탑이다. 내가 탑을 본 것은 아주 어린시절 우표에서 보았던걸로 기억된다.

왜 갑자기 월정사 생각났을까? 가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탑은 염원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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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곧장 여행을 하고 책이나 기사꺼리나 좋은 곳이라 소문만 나면 찾아 다닌다.

객관적이고 주체적인것 보다는 타인이 좋다면 휩슬리는 성향이 전보다 더 두드라져 보인다.

옳지 않은 것임에도. 무리에서 배제될까..그러니 밴드나 까페 모임이 더더욱 많아지고...

좋은 일이지만 역기능도 자리잡는다. "내가 누군가" 하는 홀로의 생각은 점차 얇아지는것이 아닐까?

허긴 '늙어봐라. 외로움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공감한다. 무척이나 공감한다. 요즘처럼 객지에서

몸이 아픈 날, 전화나 톡을 해도 답이 없는 폰을 바라볼때는...허나 어쩌랴. 이겨 내어야지.

누워서 식은 땀을 흘리며 천장만 바라보다 일어나곤 고달픈 내 삶은 끝까지 갈 것이다.


내가 인간에 대한 사랑 씨앗을 뿌리지 못했는가 보다. 아쉽다. 표현이 안된것 뿐인데..표현이 안된것인지, 게이른 것인지,  떠나갈까 두려워 다가서지 못해서 인지. 아마 어릴적 트라우마 인게다. 

떠나 가는 이, 잡고 싶지만, 잡을 수 없지만 주어진 현실이...ego는 세월처럼 날로 두껍게 쌓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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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상 가볼만 한 곳은 대부분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국어던 국사책이던.

가서 아는 만큼 인정하고 느끼면 된다. 왜 교과서에 나왔지? 라는 생각만 가지고 찾아보자.

교육의 기본 책은 교과서이다. 교육의 기본사회는 가정이고.

봉평, 영월, 담양, 수원...소쇄원, 녹차밭, 하회마을 무지하게 많이 소개되는 교과서에서의 여행지.

그냥 시간 許하는대로 다녀야 할텐데..2016년 3월 7일 오전 석탑을 보고오다.


석탑에 대한, 전나무 숲에 대한 이야긴 없고 내 마음만 주절주절했다. 오직 터놓을 공간이기에. 

2016.03.10. 극심한 오한을 약간 벗어나며. 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