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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흔적. 2017. 1. 19. 11:44


인천의 한겨울은 퇴근후의 적막이였다. 바깥세계와 단절된.

인터넷이 되질 안해 아날로그 생활을 하자고 마음먹고 책을 대여하기 시작한 객지의 생활이다.


물론 폰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지만 작은 화면에 목을 메고 있는 자화상을 생각하면 뭐하는 짓인지 생각이 든다. 떡 나오는 것도 아니고 돈 주는 것도 아닌데 눈 나빠지지, 시간죽이지...

그치만 TV로 전문 드라마 '낭만닥터'와 '팬덤싱어'로 한밤은 보냈지만 남은 여백은 책으로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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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일본소설을 빌리다.

'에드가와 란포'상 수상이란 선전문구와 해설, 추천을 보고...예상외로 오밀조말 짜임새있고 재미있다.


정말 잘 골랐다고 생각한 책이다. 일본 소설은 별로 선호하는 편이 아닌데 편견을 쫌 버려야겠다.
재미는 있었는데 이름외우기가 별로라 아주 아주 오랫동안 가까이 하지 안했는데..


이 작가의 소설을 찾아 읽어봐야겠다.

작가의 처음 등단한 작품치고는 저력이 대단하다. 그만큼의 내공을 쌓고 난 후 사자후를 터트린 것이다.


직장에서의 짧은 휴식시간에도 손을 떼지 못하도록 만들다.
마치 70년대 김성종씨의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등을 읽을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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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에 대해서, 인권에 대해서, 그리고 제도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만들다.
사형제도 찬성자, 반대자 그리고 경찰이나 검찰직에 있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며,
소설 지망생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요란하지도, 총의 다툼도 없으면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소설의 구성, 전개방법, 말투, 흥미....정말 재미있었다.



p100

...중략


"사건이래 정말 지옥 같은 날들을 보내 왔어요. 장례준비도 못할 정도로 경찰의 사정 청취,
그리고 새벽녘까지 인터폰을 눌러 대는 매스컴 취재라던가....
보도의 자유랍시고 폼 잡고 다니는 사람들이 범인과 마찬가지로 저희를 습격했어요."


"밑도 긑도 없는 말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허지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나라에서는 흉악 범죄의 피해자가 된 순간 사회 전체가 가해자로 돌변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피해자를 괴롭힌들 사죄하는 사람은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어요"


p110
...중략


게다가 이 강도 살인의 피해자는 한명이었다. 요새 같으면 분명 사형이 아니다. 컬트 집단의 테러 행위에

가담하여 무차별하게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남자가, 자수가 인정되어 무기판결을 받은 것은
아직 기억에 생생한 일이다. 왜 이 남자는 사형이 아니고, 50년전 여성 피고인에게는 사형 판결이 내려졌을까?
형법이 강제력으로 지키려는 정의는 어쩌면 불공정한 것이 아닐까?"


p179
..
신에게 매달리는 것은 비겁해 보였다.
모두 인간이 한 짓이다. 유아들에게 저지른 잔학한 범행도, 이를 범한 자에 대한 처형도, 죄와 벌은 모두 인간의 손으로 이루어 졌다. 인간이 한 짓에 대해서는 인간 스스로가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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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 임팩트'를 펼쳐읽는 즈음 픽! 썩소가 나왔지만 끝까지는 완독했다.

정말 기대하고 빌린 책인데 나오는 방향성이 전혀 맞지않다. 그러기에 때때로 속을때가 많다.

낚인다고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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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송이...'와 '치사량'도 그냥 그대로 즐겁게 보았다.

전형적인 스릴러 플롯을 가진 '12송이'와 '치사량'은 오랫동안(1시간이상) 전철로 움직이는 무료함을 없애주기에는 흡족한 추리소설이였다.




'모든 죽은것' 외는 '13계단'의 다카노 가즈아키의 작품이였다. '13계단'의 몰입도에 너무 빠져서 아님 또 다른 주제의 추리라 그런지 강력하게 흡입하진 못했다. 다만 스케일이 커진 '제노사이드'와 '그레이브 디거' 역시 전철안에서 읽기에 부족함이 없다. '모두 죽은 것'은 쪼금 지겨운 것을 선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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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위해 서울 1호선 전철은 보통 1시간 2~30분거리. 베낭에 넣고 다니는것도 미련한 일이지만 왕복 3시간을 멍청히 있다는것보다 낫기에 바보스러운 일은 한다.(소요산, 도봉산, 삼각산...)



2017.02.11 초안은 1월에 작성하고 블로그는 수봉도서관에서 올리다. 닝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