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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비오는 날의 산행

흔적. 2017. 7. 19. 22:40


몇주 못한 산행에 몸이 씁쓸하던 차, 창밖을 보니 개였다. 어쩐일?

짐싸자. 물론 비온다는 예보를 들었지만 몸에 아드레날린 촉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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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 능선쯤 비가 오기 시작하더군. 폭우는 아니고...

안개가 잔뜩 낀 산길은 운치를 더욱 솔깃하게 만들어줘 아주 좋아 서둘진 않았네.

모든 것 선택을 강요받는 세상에 희뿌연 산행길에도 인생처럼 강요 받더군. 갈림 길. 저너머는 뿌옇고.

 

희미하게 사라질 수 밖에 없는 곳. 인정 샷이나...흔적이랑

묻혀버리면 슬픈 일이니까. 더욱이 객지에서..



소나무 작가인양 한컷 한컷...그러나 짧은 실력엔 어쩜 소나무 보담 안개고 길이 주인공 된양.

점차 적셔오는데 가야할 곳은 아직 멀었고, 그래 이왕 음미나 하고 볼 일. 인생에 다음이 있을까.


내려오니 퍼붇는구먼.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 잎새에 부딪히는 빗소리,

젖은 등산화는 입 맞추듯 절버덕 소리를 내고...


그날, 산 위해 한잔만 한다는 술잔이 비에 두잔되고, 소리에 석잔되어,

아뿔싸! 내 몸이 절여졌네. 비인가 술인가.


2017.07.15 삼성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