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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돌의 집회", "황새" , "크림슨 리버"

흔적. 2017. 8. 21. 23:12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작가,  이상해 옮김.


책의 내용을 적는 이유는.

첫째, 내가 모르던 지식을 앎에 기록하고자,

둘째, 색다른 문장, 문체, 단어가 좋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김훈 선생이 단연코...


대여한 후 5일만에 독파했다. 토, 일요일 비오는 관계로 산행을 포기하고 줄창 책으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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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5

"강을 바라볼 때 당신의 눈에는 물, 거품, 물결에 일렁이는 풀잎들만 보이죠. 흐름, 움직임, 물줄기의 생명 같은 근본적인 것들은 보이지 않아요. .... 인간의 몸이 그와 같은 방식으로 기능하지 않는다고 누가 감히 주장할 수 있겠습니까? 혈액순환, 심장박동, 화학적 분비 같은 복잡한 메카니즘 저변에 그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하는 단 하나의 흐름, 즉 생명 에너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p314

추위는 더이상 사소한 정황들 중 하나가 아니었다. 추위는 그녀를 순신간에 에워싸고는 바이스처럼 머리를 옥죄고 날카로운 부리로 두손을 가차없이 쪼아댓다. 괴어 있는 안개가 번들거리는 아스팔트를 꼼짝 못하도록 붙들고 있는 것만 같았으며, 저 멀리 하늘과 땅이 긴 얼음띠를 이루며 암흑속에 결합되어 있었다.


p315

일종의 의무적 소비, 강요된 낭비가 절약과 배급의 시대가 지나갔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대부분의 모스크바 시민들은 변변한 먹거리조차 없어 굶주리고 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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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랑제의 제일 초기 작품. 오늘 대여하다. ^^




크림슨 리버,  임 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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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 리버'  '마티유 카소비치 감독과 장 르노, 뱅상 카셀이 주연한 영화로도 만들어 졌으나 크게 흥행하진 못했다. 아마 소설의 특유한 멋과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한다. (확인하진 못했다. ^^)

국내에선 프랑스 소설, 영화는 넓게 읽혀지지 않아서가 아닐까? 나 역시 지나쳤으니까.

- 읽는중에도 어떡해 영화를 만들어을까 지울 수 가 없었다. 긴박감, 장면, 어느 곳을 삭제하고 어느 것을 사렸을까, 어떡해 플롯을 잡아 이끌까? 궁금하기 짝이 없다. 영화 볼 수 밖에 - 


원작보다 재미있게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독자들의 4차원적인 상상력을 2차원적인 평면의 스크린에 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원작보다 재미있게 본 영화는 손꼽을 수 있는 만큼.(러버스토리 처럼 수채화 같은 영화)  


그랑제 소설이 재미있게 읽는 이유는 소재의 다양성, 심도있는 지식이 끝날줄 모르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알프스 빙하의 크레파스 탐색장면을 위해 그랑제는 직접 70m 깊이까지 내려가는 모험을 했다고 한다. 이렇듯 작가는 꼼꼼한 현장답사, 치밀한 자료연구와 군사, 무기, 법의학과 더불어 빙하학, 유전학, 광물학,우생학 등 다방면에 걸친 소재를 가지고 휘몰라 치는 사건들의 플롯이 나를 사로 잡기 때문이다. 그기다 속도와 박진감이 나를 읽게 만들었다. 70년대 김성종 소설처럼...(발췌: 옮긴이의 변)

소설은 현장의 발품, 방대한 지식, 철저한 고증의 바탕이 되지 않는 한 상상력은 빈곤을 나타내며 그것은 아류 또는 3류 소설로 전락할 밖에 없다. 글쟁이의 직업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