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길(路)

젊은 홍대 거리를 찾다.

흔적. 2017. 10. 28. 23:15



봉사를 마치고 파란 하늘이 홍대 거리로 이끌다.

친구들과 함께였으면 좋겠지만 취향을 모르니, 내 또한 한번도 가본 적 없기에 권하질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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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오후. 그 젊음의 거리. 마침 경의선 책거리 행사를 하기에 더더욱.

신선하다. 긴의자에서, 잔디에서, 돌의자에서, 가로수 밑에서.

욱씬거리는 젊음이, 점잖은 로맨스를 즐기는 중년의 젊음이...

눈동자가 회전하다. 회색과 검정계열만 보다가...-이럴때 검정안경을 써야 했는데...^^


#1

홍대 6번 출구에서 와우교까지 250M 정도.

땡땡거리, 세교리.


윤동주의 스물한살때 연희전문 다니며 기숙사에서 여기까지 산책했다고 하는 작은 길.

개울 위로 작은 다리가 놓여 있어 잔다리 마을 '세교리'라 불렀던 곳이라고 한다.




출판사와 인쇄소가 몰려 제각지 태어난 활자를 뽐낸다. 사지도 않으면서도 뒤적여 본다.

책냄새가 가을냄새처럼.

아이를 태우고 나온 젊은 아빠. 가족들...모두가 청춘이다.


책거리역에서 노래가 끝나고 낭송이 울려진다. 그 배경의 음악이 걸음을 멈추게 하고 잠시 쉬게 한다.


와우교 밑의 게시판."오늘 당신과 함께 할 책은 무엇입니까?"

화창한 날씨, 적당한 바람. 그리고 전해지는 낭송, 울려퍼지는 노래소리가 가을이 짙어감을 노크한다.

굳이 오색찬란한 단풍이 보이는 눈(眼)이 아니라도 소리(音)로..



책보는 가을, 기타치는 젊음...그 세월을 함께 보내며.


#2

책 문화거리 끝이 닿아,  이번엔 3번 출구의 경의선 숲로 가다.

가보지도 못한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닮아다고 해서 연트럴 파크라 불리는 산책길...

옛 철길을 덮고 은행나무 가로수를 심어 놓아 이웃 동네와 인접하면서 조용하다.


#3

그리고 돌아오는 길,

유명한 돼지불백집에 들려 한잔...그대 한잔 내 한잔. 음악에 한잔, 허전함에 한잔.

옷깃을 여미며 그 아픈 시월을 끝내다. "올 가을엔 사랑할거야." 가 또 한번 공허하게... 

 

2017.10.28. 홍대뒷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