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산(山)

산> 예천 덕숭산 아래 수덕사, 그 수덕여관.

흔적. 2017. 11. 18. 13:57



산악회의 마지막 정기산행, 덕숭산의 수덕사이다. 아니 수덕사의 덕숭산이다.

그만큼 수덕사는 근,현대 사회에 끼친 영향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리라.


경허스님과 그 제자인 만공스님. 사명대사 이후 '돈오돈수' 한 인물은 경허스님 밖에 없다는 사실과

여승의 도량을 만든 만공스님이 거처한 수덕사.


그리고 수덕사와 수덕여관을 배경으로 전해져 오는 영화같은 팩트. 다양한 주인공 들의 배경.

나혜석, 박귀옥, 박인경(대전 이응로 미술관장)과 걸출한 이응로 화백(동백림 사건으로 떠들석),

만공스님과 그의 제자 김일엽,  훗날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김일성 초상화를 그릴 정도의 실력파 화가

김일엽의 아들 김태신. 등   


이러한 사실과 소설등의 글들을 아주 오래전 접했기에 아주 아주 궁금했서 놓칠세라 동행하다.


               x                            x                            x


높지는 않으나 둘레를 보면 호남의 산까지 보인다. 아름다운 산은 항상 사찰을 안고 있다.

아마 찾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름다움을 공유하고자.

 


경허스님의 수제자 만공스님을 기리는 탑이다. 만공스님이 수덕사를 크게 중흥시켰다고 한다.

그 스승에 그 제자답게. 5대총림이 되게끔 절대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만공은 1937년 일제 총독부가 주관한 조선 31 본산 주지회의에 참석하여 총독 미나미를 상대로

일제의 불교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고 한다)

'만공'이란 名이 낯설지는 않고 가물가물해서 한컷.


만공선사가 세웠다고 한다.


'소림초당' 

1925년 손수 터잡고 설계하고  평생 기거하였다고 한다. 무성한 여름이면 그냥 지나쳐 버리는 곳.

절대고독 '無 가 아닌 虛 인가' 돈오돈수를 위하여 용맹정진을.


 1020계단. 수덕사에서 말사인 정혜사까지.

정혜사에서 오랫동안 기거한 만공선사가 수없이 오르 내렸던 길...


난 그냥 인내의 길로서 생각하며 내려왔다. - 초보는 나무, 물 부식을 지고 오르내리락 하는 길.

(중국 소림사영화가 떠올랐다. 몰동이지고 오르내리락.../ 군에서 스패어깡에 물채워 오르락 내리락 그 시절)


무척이나 멋지다. 영주 부석마냥. 아름답다는 말은 휘양찬란 보다는 이것을 말하는 게다.

풍상에, 인간에 때묻으며 견디는.

고려 충렬왕 1308년의 건물..국보 제 49호

왼쪽만 찍었다. 좀 더 알고 갔으면 오른쪽도 박았을텐데...

특이한 구조였고 색감이 아주 좋았다. 같은 계열이면서도 아닌 듯, 통일스러우면서도 벽은 벽대로 기둥은 기둥대로..

어쩜 조선시대보다 고려후반의 건축물이 더 단아하면서도 품위와 인간미가 있는 듯하다.


현란하다. 집중된 마음들이 계절을 보는 순간 꿈에서 깨어난다. 깨칠 찰나에 유혹하는 사계절의 색상들.

고승은 그냥 '나무다.'라고 보았을까? 색상에서 세월을 볼까?



수덕여관을 보는 순간. 상상의 괴리에 찡했다.

소설에서의 수덕여관은 193~40년대의 여관을 생각했다. 마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처럼의 배경을.

아뿔사! 구조가 상상과 너무나 다른 모습이였다. 아마 목포나 영도 선창가 있는 여관의 겉모습을

절 입구 모퉁이와 접목시켜 상상을 했는 가보다.


나혜심이 여기서 예술활동을 했고, 이응로가 여기서 몸을 추스렸고, 박귀옥 평생 지아비를 섬겼던...

그 손님중엔 또 누가 여기까지 왔을까?


 이응로가 떠나기전 새겼다.




입적한 원담스님의 모음전이다.

윗대 만공선사의 모음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걸...허긴 시간에 쫓겨 찬찬히 둘러 보지도 못했을 터...

단풍나무의 검붉은 색상은 내 잠자고 있는 열정을 깨운다. 허전함과 식지않는 마음들을. 


'불식' 멋들어지게 썼다. 도저히 흉내도 낼수 없을 정도로...

" 글 또한 망상의 근원이다" 라는 만공선사의 질타를 표현했을것 같은 '不識' 


이중섭의 '소' 보다는 온순하다. 절 근처라 그런건가? 온순한 民의 표현인지.


뒤돌아 볼때 눈에 띄여...편견에 어리석음을 그것이 스스로 행하고 있음을 나타낼까?


                     x                       x                      x


2017.11.12. 덕숭산 아래 수덕사까지.

우리산학회 동행.